◎한국가요 200여곡·외국가요 300∼400곡 해금될듯/표절판정따라 금지된 노래는 대상서 제외키로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창열)는 현재 방송부적가요(방송금지곡)로 규정돼 있는 한국가요와 외국음악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를 실시, 7월말 방송위 전체회의를 통해 대규모 해금하겠다고 28일 발표했다. 방송위는 『탈냉전등 시대적 변화에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해금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앞으로 방송위원회는 방송금지곡과 같은 규제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위는 87년8월과 88년11월 2차에 걸쳐 정부방침에 따라 월북작가의 작품등 일부 금지곡을 해금했는데 전면적인 해금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방송금지가요로 분류된 노래는 한국가요 3백1곡, 외국노래 1천4백51여곡등 모두 1천7백52곡. 이중 폭력혁명을 고무찬양한 노래나 퇴폐 폭력 마약복용을 미화하는 불건전·반사회적인 일부곡들과 표절곡을 제외하고 가사내용에 관계없이 단순히 좌경작가 공산권 적성국곡이라는 외형적 이유만으로 금지된 곡들은 과감히 해제할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로 한국가요 2백여곡 외국곡 3백∼4백곡등 모두 5백∼6백곡이 해금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위는 정홍택(공윤 심의위원) 박원웅(MBC레코드실담당 부국장) 이해성(SBS 라디오국 제작위원) 서병후(팝평론가) 이량일(경음악평론가) 강민구(KBS 라디오2국 PD) 김창남(서울대 신문학과 강사) 한롱길(CBS 제작2부PD) 고재규씨(방송위 심의실장)등 9인으로 방송가요실무협의회를 구성, 재심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금지가요는 공연윤리위원회와 방송위등 두곳에서 서로 다른 심의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공윤에 의해 음반제작과 공연이 허가된 작품이라도 방송의 기능상 금지곡이 되는 경우가 있다.
영화 「별들의 고향」의 삽입곡 「나는 열아홉살이에요」(이장희작사 작곡), 트윈폴리오가 나나 무스쿠리의 노래를 번안해 부른 「하얀 손수건」등이 방송부적합판정을 받아 그동안 전파를 타지 못했던 곡들로 이번에 심사대상에 올라 있다. 또 월·납북작가들의 작품인 「고향소식」 「수선화」 「역마차」 「낙화유수」 등은 이번 조치로 모두 방송이 허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표절판정으로 방송이 금지됐던 노래들은 해금대상에서 제외된다. 최병걸의 히트곡 「난 정말 몰랐었네」 70년대 인기듀엣 사월과 오월이 불렀던 「화」 「내일 다시 만나요」 패티김의 「사랑하는 마리아」등은 해금을 기대하기 어려운 곡들이다.
외국곡으로는 반전가요로 규정된 「블로잉 인 더 윈드」(보브 딜런) 「도나도나」(조앤 바에즈)를 비롯해 그룹 퀸의 대표곡 「보헤미안 랩소디」 「킬러 퀸」, 닐 영의 「다운 바이 더 리버」등이 방송금지된 곡들이다. 또 비틀스의 「레벌루션」, 톰 존스의 「딜라일라」, 엘비스 프레슬리의 「키스 미 퀵」등도 심사대상목록에 들어있는 금지곡이다.【권오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