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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역사적 사건” 적극 독려/「남북정상회담 합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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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역사적 사건” 적극 독려/「남북정상회담 합의」 반응

입력
1994.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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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화해길조·북핵해결 긍정영향”/북·미회담서 「밀어주기」 의견 개진할듯 미국은 28일 남북 고위급간의 예비접촉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한것을 「역사적 이벤트」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카터전미대통령 방북이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남북대화가 진행될것으로 믿고는 있었으나 이처럼 빠른 속도로 남북이 합의하리라고는 미처 예측하지 못한듯 하다. 미국은 이날의 남북간 합의도출을 북핵문제 해결은 물론 동북아 긴장완화라는 측면에서 획기적 진전으로 평가하는데 조금도 인색하지 않는 태도이다.

 국무부의 한 당국자는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남북한 화해의 길조이자 북핵문제 타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는 역사적 이벤트가 될것』이라며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미국은 그동안 한반도문제의 당사자인 남북한의 정상이 직접대화의 기회를 갖는 자체가 한반도의 화해와 긴장완화를 위해 보탬이 된다는 입장을 가져 왔으며 같은 맥락에서 이날의 예비접촉 결과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었던게 사실이다. 미국은 남북정상회담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역사적 상징성을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동서냉전의 유물이자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분단국 남북한에 대해 미국은 그동안 전체적인 동북아전략구도의 기초 위에서 한시도 경계의 눈초리를 풀수 없었으며 이로인해 미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던것이 사실이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같은 미국의 현실인식은 북핵현안의 돌출로 그 심각성이 새삼 확인됐다.

 미국은 이밖에도 남북정상회담 개최성사에 결과적으로 미국정부가 견지해온 「인내외교」가 그 산파역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자긍심도 갖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성사를 자신의 일처럼 반기는것도 이같은 배경에 기인한다고 분석할수 있다.

 카터전미대통령에 의한 극적인 국면전환에 힘입어 어찌됐든 벼랑끝으로 치닫던 북핵문제가 다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고 그 과정에서 한반도 긴장완화에 결정적 기여를 할수 있는 정상회담 개최가 성사됐으리라고 미국은 인식하고 있는것이다.

 미국은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북핵문제에서의 원천적 해결의 실마리로는 보지 않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측이 바라고 있는 북미간의 대화에서 결실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행정부가 그럼에도 남북정상 회담 개최성사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데 주저하지 않는것은 남북의 최고당국자간의 대화는 그 자체가 역사적 상징성이 있을뿐만 아니라 동북아 정세변화에 긍정적 변수로 작용하리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사회의 대표로 미국이 짊어지고 있는 북핵문제 해결과 이를 위한 지루한 대화의 길에 남북정상회담이 든든한 원군으로 작용하리라고 미국은 인식하고 있는듯 하다.

 미국은 우선 앞으로 전개될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에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가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끼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고 해서 그 자체가 곧바로 북핵문제 해결로 연결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최근 북핵협상 과정에서 나타난 것처럼 북한은 오로지 북미간 직접대좌만이 핵문제 해결의 실질적인 장이 될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런만큼 정상회담이란 나무에서 「핵과일」이 떨어지길 기다리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도 남북정상회담이 핵문제해결을 위한 실질대화의 무대가 되기보다는 남북한간의 민족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추어 질수 밖에 없을 것이란 인식에 동의하고 있다. 미국은 남북정상회담이 미국의 정책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를 궁극적으로 실현시키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한간의 상호사찰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상호사찰이야말로 북핵동결의 긴요한 장치이자 요체라는 생각을 미국은 갖고 있다.

 미국은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적극적 환영의 태도를 보이고 그 역사적 의미를 십분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오는 7월 8일 열리는 북미 3단계회담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남북정상회담을 권장하고 독려하는 의견개진이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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