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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만남 첫접촉서 판가름”/오늘 예비접촉… 정부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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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만남 첫접촉서 판가름”/오늘 예비접촉… 정부전략

입력
1994.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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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장소보다 회담횟수에 더 비중/늦어도 7월말성사… 정례화도 타진 『예비접촉은 한 차례로 끝나야한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예비접촉 개최 전날인 27일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홍구부총리는 김형기통일원대변인을 통해 예비접촉이 두세차례 이상 끌 것이라고 예상했던 일부 언론의 보도에 이렇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는 물론 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한 정상이 대좌하는 문제가 한 번의 예비접촉으로 세세한 절차부분에 관한 합의까지 완전히 마무리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정책 책임자인 김용순당비서와  대좌해보면 이번 정상회담에 관한 김일성주석의 진의가 드러날 것이고, 그 진의가 불투명할 경우 여러차례의 예비접촉을 거듭하며 미련을 두거나 시간을 끌지는 않겠다는 의사표시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냐, 무산될 것이냐는 큰 줄기의 흐름은 이번 예비접촉 첫 회의에서 사실상 판가름나게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정상회담의 장소와 시간뿐 아니라 의전, 경호, 취재보도 문제에 관한 구체적인 제안을 담은 합의서 초안을 두 가지로 집약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에 처음 제시할 탐색전 성격의 초안과 북측의 진의가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할 경우에 제시할 타협안을 모두 가지고 가는 셈이다.

 예비접촉의 의제문제와 관련, 정부의 한 관계자는 『시간과 장소보다는 정상회담을 한 번 열 것이냐, 두 차례이상 열 것이냐는 횟수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면서 『후속회담이 합의될 경우 첫 정상회담에 관한 우리측의 위험부담은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시기에 관해 논의를 하고 장소문제로 타협을 시도한뒤 절충에 실패할 경우,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전제하에 북측 주장에 대해 타협을 해본다는 것, 다시 말해 시기 장소 횟수를 연계시킨 것이 우리측이 마련한 3단계 협상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시기는 7월중순을 제의할 방침이나 절차나 추가적인 세부접촉의 필요등으로 7월말 정도로 늦춰질 수도 있다는 게 우리 입장이다. 그러나 8월로 넘어가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시각이다. 장소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서울을 제시하되 시기등에 관한 협상의 추이에 따라 제3의 장소, 평양등의 순으로 순위를 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타협의 여지가 비교적 크다. 북한측이 두 차례이상 정상회담에 합의할 경우 시간과 장소에 대한 우리측 입장은 훨씬 유연해질 수 있다.

 의제문제에 대해 예비접촉에서는 가능한한 논의를 피하기 위해 핵문제라는 용어가 명시되지 않더라도 포괄적으로 규정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관계자들은 『북한측에서도 정상회담의 정례화를 원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등 회담전망을 훨씬 낙관적인 쪽으로 옮겨 실은 표정이다. 김용순당비서는 북한측이 달리 다른 인물을 제시할 수 없을 「최후의 카드」로 우리측은 받아들이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북미3단계회담을 순조롭게 개최해야 할 필요성, 경제적이유등 지금까지 거론된 이유들외에 김정일로의 권력승계의 필요 때문에 정상회담을 원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일부에서는 나오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는 곧 남북연합시대로의 진입을 시사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정상회담을 위한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양측 국가원수들의 만남이 거듭되면서 자연스럽게 쌍방간의 공동협의기구가 상설화되는 것. 쌍방간에 부르는 명칭은 다르더라도 남북정상간의 만남이 정례화되고 의회,정부각료들간의 회의체가 상설화되면 곧 느슨한 형태의 남북연합의 시대로 진입하는 상태가 될 것이다. 이번 첫 정상회담은 물론 이같은 회의의 정례화를 추진하는 것은 아니나 예비접촉의 단계에서부터 그 가능성은 타진될 것이 분명하다. 【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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