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 이스라엘처럼 첨단화만이 살길” 땅과 거기에서 나는 농산물을 사랑하라고 농부인 아버지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나로서는 최근 대다수의 한국 농민들이 겪고 있는 애환과 고통, 좌절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한국농민들은 수십년동안 자신들의 삶이 조그만 땅덩어리위에 쌀과 야채를 심고 경작하는 것으로만 알았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새롭게 대두된 우루과이라운드라는 세계무역관계에 부닥쳐 당황해하고 있다.
한국의 농산물가격은 대체로 비싼 편이다. 이유는 농업인력의 비용이 비싸고 소규모의 영농을 하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세계환경속에서 한국농민들이 생존하려면 이젠 이 농업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나는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경쟁력있는 농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쌀같은 전통적인 농산물을 절화류, 고품질 야채, 무공해 과일등 점증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그것은 한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한국농산물 주요수출시장인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사실 일본은 콜롬비아에서의 가장 큰 화훼수입국이다).
그런데 이 상품들은 산업화된 생산양식을 도입함으로써만 가능하다. 그래야만 기후조건에 관계없이 시장에 질좋은 상품을 계속 공급할 수 있다. 개량된 온실과 토양없는 경작(흙대신 인공적인 하층토를 놓고 심는 방식), 발전된 관개시설, 컴퓨터로 통제되는 수준높은 원예방식등은 생산력 증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아버지 세대의 농장을 물려받은 젊은 세대를 고무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국의 현재 상황은 지금으로부터 약 15∼20여년전의 이스라엘의 농업조건과 유사하다. 당시 이스라엘도 밀, 목화, 사탕수수등 전통적인 곡물들을 생산했지만 높은 인건비와 소규모 영농방식 때문에 경쟁력을 잃고 있었다. 따라서 화훼, 질높은 토마토, 야채씨앗, 집약적인 아열대 과일작물 재배등 수출을 위한 고부가가치 농산물로 점차 바꿔나갔다. 그 결과 현재 이스라엘 농작물의 3분의 1 가량은 수출용이 됐다. 연간 연구개발에는 부가가치의 4.5%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농산물산업은 단순한 농업 차원을 넘는다. 이제는 관개시설과 온실시설, 비료, 종자 그리고 플랜트등을 생산해 수출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1955년부터 90년까지 이스라엘 농업생산은 12배나 증가했고 총 자본금 역시 3배나 급신장했으며 노동력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연구개발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농부들의 새로운 방식과 기술에 대한 놀라운 적응력 때문이다.
나는 한국농민들도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대해 적응력과 개방정신으로 이스라엘이 이루었던 것을 똑같이 이루리라 믿고 있다. 또 한국인들이 새로운 농업기술을 더욱 개발·응용함으로써 농업을 존경받는 직업으로 새롭게 정착시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