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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패냐 첫 명인이냐/결승 5번기 오늘 개막(월요 바둑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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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패냐 첫 명인이냐/결승 5번기 오늘 개막(월요 바둑산책)

입력
1994.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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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장에도 「금연세력」/김수영 혐연파 기수… 젊은기사들 가세/「제도화」주장에 골초들 아랑곳없이 끽연 지난 22일 제5기 동양증권배 세계대회 결승5번기 제4국, 조훈현 9단과 요다 노리모토 9단의 대국이 열렸던 날 대국장옆에 마련된 검토실에서는 재미있는 광경이 벌어졌다.

 이날 검토실에는 프로기사들은 물론 대국관계자와 열성바둑팬들이 몰려들어 실로 대성황이었다. 그때 한쪽 테이블에서 동료기사들과 검토에 열중하던 백성호 8단이 담배 한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러자 맞은편에 앉았던 유창혁 6단이 반사적으로 얼굴을 찡그리면서 고개를 돌렸고 옆에 앉았던 정수현 8단은 얼른 쥘부채를 꺼내 열심히 부쳐댔다. 또 막둥이 김영삼 초단은 『백사범님, 담배피우면 김수영사범님께 혼나요』하고 소곤거렸다. 이에 백 8단은 『오늘은 김사범님 대국때문에 안나오셨으니까 괜찮아』하면서도 슬그머니 담배를 잡은 손을 테이블 아래로 감추었다. 

 요즘 프로기사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금연바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동안 바둑과 담배는 거의 불가분의 관계쯤으로 여겨졌었지만 최근 담배를 피우지 않는 기사들이 크게 늘어났다. 이창호를 비롯해서 아직 나이어린 기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장수영 김수장 임선근 양재호 정수현 유창혁등 40대 이하의 기사들은 상당수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골초들은 대부분 노장기사들이다. 즉 조남철 9단을 비롯, 김인 윤기현 조훈현 서봉수 9단등은 유명한 골초. 특히 조훈현 9단은 보통 바둑 한판 두는 동안에 장미 두갑은 기본이다. 한편 노장기사 가운데 김수영 6단은 금연파를 넘어서 적극적인 혐연파. 자기가 안피우는 것은 물론 기사실에서도 사람들이 담배를 좀 많이 피운다 싶으면 『담배 끕시다』라고 외치거나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는등 유뮤언의 압력을 가하곤 한다. 

 이같이 금연파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제는 「공식대국중 금연」을 제도화하자는 의견도 일고 있는 형편이다. 금연파들은 『대국중 상대방의 담배연기가 코앞으로 뿜어져 나오면 정신이 흐려진다』며 이는 일종의 대국방해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금연파들 가운데는 상대방이 담배를 피워물면 일부러 기침을 하는등 불만을 표시한다. 쥘부채를 세게 부쳐 담배연기가 날아들지 못하게 하는 적극파도 있다.

 아직까지는 흡연파의 세력이 강한 편이지만 금연파들이 계속 늘고 있는 현실이고 보면 앞으로 공식대국에서 담배갑과 재떨이가 사라질 날도 멀지않은 듯하다.【철】

◎이창호 아성에 강호 임선근 도전

 제25기 명인전 도전5번기가 27일부터 시작된다.

 한국바둑 최강자를 가리기 위한 이번 명인전 도전기는 타이틀 4연패를 노리는 이창호 6단에 중견강호 임선근 8단이 도전한다.

 현재 11관왕인 이 6단의 올해 공식기전 전적은 31승15패. 이에 반해 임 8단은 15승15패로 객관적인 전력은 임 9단이 많이 뒤진다.

 하지만 올들어 이 6단의 승률이 6할대에 머무르는등 예년에 비해 저조한 상황인데 반해 임 8단은 생애 처음으로 타이틀도전권을 획득하는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팽팽한 승부를 기대하게 한다.

 제2국은 7월9일 도전자인 임 8단의 고향인 부산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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