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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레게음악 “광풍”/자메이카 관광선 무희들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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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레게음악 “광풍”/자메이카 관광선 무희들 전파

입력
1994.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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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퇴폐적 가사 당국골치 요즘 쿠바에서는 자메이카에서 시작된 레게음악과 여기에 스텝을 맞추는 호랑나비춤이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음악과 춤은 반정부적 색채를 띠고 있어 쿠바정부가 골치를 앓고 있다.

 자메이카의 레게음악은 쿠바로 유입되면서 공격적인 리듬과 가사로 변하고 있다. 폐쇄된 장소에서 공연되는 쿠바식 레게음악은 『경찰정보원은 죽는다』는 후렴이 반복되거나 M16소총 발사음이 중간중간 삽입돼 독재정권과 폐쇄사회에 대한 불만과 도전의식을 조장한다. 일부 젊은이들은 무릎과 엉덩이를 흔들어 대면서 무기를 휘두르는 몸짓으로 춤을 춘다.

 치안당국으로서는 불안하고도 못마땅하기 짝이 없지만 그렇다고 금지할 수도 없다. 정상적인 레게음악과 호랑나비춤은 이미 쿠바 TV의 고정 인기프로로 자리잡는 등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레게음악과 호랑나비춤이 쿠바에 소개된 것은 지난해 중순부터. 쿠바와 자메이카를 운항하는 자메이카 관광유람선의 가수와 무희들에 의해서였다. 특히 자메이카 최대의 관광유람선 회사인 「카리비안 퀸」은 93년 10월 쿠바 제2의 도시인 산티아고 데 쿠바시의 국영 카바레인 트로피카나의 무희들에게 이 노래와 춤을 가르쳐 전국에 퍼져 나가게 됐다.

 쿠바정부는 레게음악을 사상적으로 이용하는 반체제파도 걱정이지만 서구사회의 병폐로 조롱했던 퇴폐향락족의 등장도 좌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쿠바사회에 깊숙이 침투한 이 자본주의 음악과 춤을 금지시킬 수도, 그렇다고 방관만 할 수도 없어 골치만 썩이고 있다. 【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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