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이대표 「집념」바탕 적극적/국민·신정은 사실상 거부입장/이종찬대표 새한국당 「생존」차원서 긍정반응 민주·국민·새한국·신정당등의 야권통합작업이 갈수록 난항을 겪고있다. 이들 야당이 표면적으로는 통합의 명분에 동의하면서도 각당, 심지어 같은당내 의원들 사이에서 조차 이해득실에 따라 구체적인 통합형태 및 시기와 방법등을 놓고 여러갈래의 입장차이를 보이며 행보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4당중 통합에 가장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쪽은 역시 제1야당인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내년 지자제선거의 승리를 위해서는 민자당에 맞설 수 있는 민주당주도의 강력한 단일야당이 반드시 출현해야 한다고 보고있다. 민주당은 만일 통합에 실패, 일여이야구도가 형성될 경우 비호남권, 특히 전통적 강세를 보여온 수도권에서조차 패배할 가능성이 높고 이같은 결과는 96년 총선과 97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있다.
여기에다가 이기택대표의 통합에 대한 「집념」이 강력한 견인차역을 하고있다. 민주당의 통합추진위원장을 직접 맡은 이대표는 이번 통합을 계기로 당내 계파구도를 재편,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자신의 세력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까지 하고 있는 것같다.
그러나 문제는 나머지 3야당중 민주당과의 통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곳은 이종찬대표의 새한국당뿐 이라는데 있다. 이대표의 경우 지역구사정등을 감안할때 통합야당의 「간판」이 절실하게 필요한 실정이다. 다만 국민당으로부터도 동시에 입당교섭을 받고있는 새한국당소속인 장경우의원의 거취는 다소 유동적이다.
반면 지난달 통합을 선언한 국민·신정당은 통합유보 또는 사실상 거부의 입장이다. 박찬종신정당대표는 「신량김구도청산」을 통합명분으로 내세워 민주당의 비위를 공공연히 건드리는등 사실상 민주당과의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서울시장후보문제등 자신의 정치적 장래가 불투명 해질 것이라는 판단아래 국민·신정 통합야당의 대표 및 서울시장후보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가 제2야당격인 국민당의 사정은 훨씬 복잡하다.
김동길대표는 민주당에 호의적이지만 양순직 한영수 이자헌 김롱환 김복동의원등 다수의원들은 먼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뒤 통합에 임하자는 「선국민당강화론」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양의원등은 무소속의 윤영탁 이학원 정주일의원등을 상대로 활발한 영입작업을 벌여 국민당의 교섭단체구성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이를 추진한 의원들이나 영입대상의원들은 대부분 정서적으로 민주당과는 거리가 먼 인사들이다.
따라서 교섭단체구성에 성공하더라도 통합보다는 「제갈길」을 가게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러한 국민당의 사정을 감안해 국민당설득과 교섭단체구성저지를 위한 무소속영입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한 상태이다. 결국 야권통합구도는 민주당―새한국당―국민당일부로 좁혀지면서 제2야당의 출현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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