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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비상/“아세안 미래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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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비상/“아세안 미래달렸다”

입력
1994.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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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항구·철도 등 태부족/외자유치에 “사활건 한판”/말연-고속도, 성항-부두, 인니·비도 공사발주 『정체냐 혹은 계속적인 발전이냐, 아세안의 미래는 부족한 사회간접시설(SOC)의 확충에 달려 있습니다』

 아세안 각국의 경제관리들은 한결같이 SOC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들을 만나면 누구나 경제성장의 커다란 걸림돌로 SOC의 부족을 꼽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앞으로의 계획을 진지하게 들려준다.

 해마다 평균 7%의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아세안에는 지금 SOC건설 비상이 걸렸다.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SOC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의 투자를 「종자돈」으로 삼아 발전해온 아세안으로서는 SOC의 부족이 투자유치를 위한 치명적인 결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국력을 쏟아 그 약점을 치유하기에 여념이 없다.

 아세안 국가 중에서 SOC의 확충이 가장 시급한 나라는 태국일 것이다. 심각한 교통난과 부족한 통신시설, 전기공급등이 말해 주듯 이 나라의 SOC는 포화상태를 넘어서고 있다.

 태국의「국가 경제 사회 발전청(NESDB)」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92년 자국의 SOC확충을 골자로 하는 제7차 계획(1992∼1996년)을 마련했다. 모두 8천7백60억 바트(약 26조2천억원)가 소요되는 이 계획에는 도로는 물론 공항 발전소등 모든 형태의 SOC 건설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태국정부는 99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4개노선, 총길이 1천8백91㎞의 고속도로를 지난해 착공했다. 또 연간 1억명을 수용하는 제2 방콕공항과 1천㎿급 원자력발전소, 방콕―라용간의 고속철도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SOC확충 노력도 집요하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초 싱가포르까지 이어지는 남북고속도로를 완공한데 이어 계속해서 10여건의 대규모 SOC건설을 시도하고 있다. 2백억 링깃(약 6조원) 규모의 세팡공항, 12억 링깃(약 3천6백억원)이 드는 콸라룸푸르 시내의 경전철, 50억 링깃의 말레이반도 남북철도의 복선화 공사 등이 그것이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 나라들은 부족한 정부재원 탓에 국내외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수십 건의 대규모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의 SOC 확충 노력은 조금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비교적 풍부한 SOC를 자랑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아세안의 투자중심국으로서의 위치를 지키기 위한 장기적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0년까지도 여객 수용에 불편이 없는 현재의 공항시설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는 제 3공항청사를 건설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시 제4공항의 건축도 준비하고 있다. 또 2010년까지 세계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화물처리 능력인 1천4백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의 부두시설을 갖추었음에도 2030년을 대비, 3천6백만TEU급 규모의 메가포트 항구 건설 프로젝트를 올해에 착수했다.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이 생존권적 차원에서 SOC 확충을 위한 국가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콸라룸푸르=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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