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스쳐가는 얼굴들중/내마음에 너무나 큰 부담을 준/당신의 얼굴을 발견했습니다/까만 저고리와 치마/당신은 조선학교 학생이군요/한국에선 상상도 못했던/조총련계 학생을 만난 나는/같은 한국인을 만났다는 기쁨보다/왠지 모르게/두려움에 떨었습니다/웃는 얼굴로/손을 잡을 수 있는/당신과 내가/단지/북한과 한국의 사상의 선으로/두려워해야 한다는/현실이/어린 나에게 참을 수 없는/슬픔과 두려움으로 밀려왔습니다. ◆「웃는 얼굴로」란 시의 일부다. 서울에서 도쿄한국학교로 전학간 고1 여학생이 지하철에서 치마 저고리를 입은 조총련계인 조선학교 여학생을 만난 느낌을 시로 옮긴 것으로 통일문예상을 받은 작품이다. ◆일본엔 조선학교(중·고등)가 68개나 있다. 교과내용은 김일성주체사상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최근엔 일본의 교과내용을 받아들이고 일본체육대회에 참가하는등 나름대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그 폐쇄성은 오늘의 북한을 닮은 점이 많다. ◆조선학교의 특징은 우리고유의 치마 저고리가 교복이란 점이다. 학생들은 여름엔 하얀 저고리에 검정치마를, 겨울엔 수도자나 성직자를 연상케하는 검정치마 저고리를 입는다. 독특한 교복때문에 만나면 금방 조선학교 학생임을 알 수 있다. ◆이 치마 저고리가 요즘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일본 우익계가 북한핵에 대한 화풀이로 지하철등에서 조선학교 학생들의 치마 저고리를 면도칼로 찢는 등 행패를 부리고 있다. 조총련발표에 의하면 올 4월부터 지금까지 1백24건이나 발생했다. 북한핵문제가 몰고온 이같은 치마 저고리의 수난이 민족의 수난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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