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협상이 남북대화보다 앞선상황/「예비접촉」서 시기 등 매듭돼야/정상회담추진 「상처」없이 진행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이 「동시질주」를 시작했다. 한동안 혼미를 거듭해온 북핵관련 해법이 이른바 「카터특사」를 촉매로 하여 남북미의 3각틀 속에서 남북간·북미간의 동시대화로 가시화되고 있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판문점 예비접촉과 정상회담의 수순은 북미 뉴욕실무접촉 및 고위급회담의 수순과 거의 비슷한 시기로 맞물리면서 철저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여진다. 남북대화와 북미협상은 서로 「피드백」(종합적 영향작용) 관계에 처하게 됐고 어느 한쪽의 성패가 다른 한쪽의 결과에 거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현재의 상황은 북미협상이 남북대화에 한발 앞서 나가고 있는 모양이다. 따라서 7월초의 북미 고위급회담은 남북간의 정상회담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확실하다. 반면 북미회담이 개최되기 전에 남북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는 확정돼야 한다.시기적으로 북미회담이 열릴 7월초까지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에서 시기와 장소의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못한다면 남북정상회담은 「물건너간」 모양이 될 공산이 크다. 결국 현재상황에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①북미 뉴욕접촉에서 3단계회담의 시기·의제 결정(7월초 예정) ②28일 남북예비접촉 ③한번 혹은 두번의 추가 남북예비접촉(정상회담의 시기·장소 결정) ④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일주일 정도 예상) ⑤북미 고위급회담의 합의사항(북미관계개선 및 특별사찰관련 구체협의 시작) ⑥남북정상회담 ⑦남북정상회담의 합의사항실천을 위한 실무협의회구성등의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의 상황에서 이같은 「희망적 시나리오」가 진행되는데 있어 최대의 분수령은 남북간 예비접촉과 북미 3단계회담의 논의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간의 예비접촉과 북미회담은 거의 동시에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들 상호간의 균형과 견제가 향후의 전개에 결정적인 가늠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미회담의 주된 의제는 북미관계개선과 북한의 핵투명성 문제이며 이때 북한의 핵투명성 여부는 김일성주석이 최근 제의한 『앞으로의 핵프로그램 동결』 뿐만이 아니라 한미간에 합의돼 있는 『한반도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과거·현재·미래의 핵동결』을 의미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이는 곧 남북간 예비회담에서의 논의를 자연스럽게 대체하는 것이 되어 남북예비회담의 성공을 상당부분 담보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남북정상회담의 성사와 북미 3단계회담의 진행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어느 한쪽의 협상이 상처를 받는다면 다른 한쪽의 협상도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미간의 공조는 절대적이며 해법의 열쇠는 「북한의 신뢰성」에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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