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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럽 단일안보체제 형성/러­나토 「평화동반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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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럽 단일안보체제 형성/러­나토 「평화동반협정」

입력
1994.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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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불신·적대관계 청산 “역사적 사건”/편법 지위보장·자국이기 향후 변수로 러시아가 지난 22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평화동반자계획」(PFP)에 서명함으로써 냉전종식 이후 새로운 국제질서체제가 구축되게 됐다.

 평화동반자계획은 유럽을 단일안보체제로 묶는 동시에 「밴쿠버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세계질서를 형성하는 기본축이 될 전망이다.

 냉전종식 이후 그동안 양대군사블록이었던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중 바르샤바조약기구는 해체된 상태에서 유럽은 구유고의 보스니아사태에서 보듯 민족분쟁등으로 평화와 안정이 흔들리는등 새로운 안보체제구축이 필요했다.

 특히 동유럽국가들이 속속 나토가입을 희망하자 나토는 지난 1월 정상회담을 갖고 PFP라는 새로운 체제를 제안하게 됐다.

 이 계획은 동유럽국가들의 나토가입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러시아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군사적으로 지역분쟁에 대처하고 각국의 안보를 보장토록 하자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동유럽국가와 구소련 각 공화국들이 이를 나토가입의 전단계로 인식, 앞다투어 가입했지만 러시아는 과거 바르샤바조약기구의 맹주로서 미국과 더불어 세계초강대국이었다는 점을 내세워 나토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비토권을 갖는등 특별한 지위를 부여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가입을 미루어 왔다.

 하지만 PFP가입국이 20개국이 넘어 대세가 기울어지자 러시아는 자칫하면 유럽의 신국제질서체제에서 소외되고 고립될 가능성을 우려, 결국 나토와의 협상을 통해 명분을 살리면서 이 계획에 서명한 것이다.

 러시아는 자국이 유럽의 최대국가이며 세계적인 핵강국이라는 지위를 인정하고 유럽의 안보문제를 상의하고 정보를 공유한다는 내용의 의정서를 나토와 개별적으로 맺음으로써 사실상 PFP내에서 「특별한 지위」를 인정받은 셈이다.

 나토도 PFP가입국들이 러시아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할 경우 탈퇴하겠다는 불만을 무마하면서 PFP의 가입국으로서 동등한 자격을 부여하되 개별국가로 볼 때 러시아의 특별지위를 인정하는 편법을 썼다.

 나토와 러시아, PFP가입국들은 앞으로 합동군사훈련을 비롯, 평화유지군 파견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공동협력해 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러시아국내에서는 자유민주당과 공산당등 야당세력들이 이 계획가입을 러시아가 다시 대국으로 부활하는 것을 막고 서방체제에 흡수되는 굴욕적행위라고 비판하는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가 그동안 이 계획에 쉽게 가입하지 못했던 이유중 하나도 이러한 국내정치상황 때문이었다. 즉 보리스 옐친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집중적으로 비판받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반옐친세력들이 구소련시대처럼 서방과 「적」으로 대립하겠다는 주장을 펴는 것은 아니나 러시아가 「잠자는 곰」으로 대접받아서는 안된다는 논리에서 이처럼 반발해 왔다. 

 또 일부서방외교전문가들은 보스니아사태등에서 보듯 러시아가 자국의 이익이 침해됐을 경우 PFP체제가 쉽게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에 PFP에 가입하면서 자국이 유럽안보체제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으며 나토는 러시아를 틀속에 끼워 넣으면서 통제할 수 있다는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상호 적대세력이었던 나토회원국들과 러시아가 동반자로서 손잡은 것은 역사적인 사건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 각국의 이해와 민족우선주의등이 발호하는 현 상황에서 이 PFP체제가 지역분쟁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유럽의 안정과 세계평화에 얼마만큼 기여할지는 앞으로 상당기간이 지난 뒤에야 알수 있을 것이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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