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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수석대표 누구냐”… 「격」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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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수석대표 누구냐”… 「격」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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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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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부총리급이라도 인물따라 위상달라/일단 김영남유력… 김용순·황장엽도 물망 22일 북한이 우리측 제의를 받아들인다는 내용의 대남 전통문을 보내옴으로써 양측 수석대표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이날 별다른 수정제의없이 부총리급을 단장으로 하는 3명의 대표와 4명의 수행원을 보낼 것이라고 밝혀 부총리급을 수석대표로 한다는데는 일단 양측이 합의가 됐다. 따라서 예비접촉에 앞서 남북 쌍방간이 대표명단을 알리는 전통문을 주고받는 절차만 남게 됐다. 정부는 23일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명단을 결정해 통보키로 해 북한도 곧이어 명단을 통보해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이 이날 미리 대표명단을 통보해 오지 않은 것은 일단 우리측의 대표 인선과정을 지켜본뒤 결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혹은 우리측이 지난 18일 카터전미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달받은후 20일 전격적으로 예비접촉을 제의함에 따라 북한으로서는 갑작스런 인선과정에서 애로를 겪고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측은 지난 21일 수석대표 및 대표의 인선을 사실상 끝낸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측 수석대표로는 이미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내정됐으며 나머지 2명의 대표는 청와대와 안기부, 총리실, 외무부 등의 차관급 인사들 중에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표로는 정종욱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정운학안기부특보, 김삼훈외무무 핵전담대사, 이흥주총리비서실장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북한쪽의 경우 비록 부총리급으로 동의하긴 했지만 권력구조나 직제가 워낙 특이해 누가 수석대표가 될지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  

 우선 이번 정상회담 논의가 카터의 중개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김영남정무원부총리겸 외교부장(69)이 유력시되고 있다. 김영남은 지난번 카터방북시 시종일관 카터의 상대역을 맡았었다. 그러나 북한측에서는 당비서들과 대남전위단체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8명을 모두「부총리급」이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훨씬 넓다. 김영남이 과거 한번도 대남접촉에 나선 적이 없기 때문에 당과 조평통의 대남통중에서 선택될 확률이 높다는 주장도 많다. 이들중 김용순 당대남담당비서겸 통일정책위원장(60)은 직책이 대남정책 책임자라는 점에서 우선적으로 꼽지 않을 수 없다. 또 김일성조카사위인 황장엽 국제담당비서겸 조평통부위원장(69)은 대남관계에 종사했었고 최근 중국을 방문하는등 김일성의 신임이 두터워 후보로 꼽는 사람이 많다. 장기간 대남총책으로 활약하다 활동이 뜸해진 윤기복 당비서겸 경제정책위원장(68), 정무원부총리를 거친 정준기대외문화연락위원장(70), 안병수 조평통부위원장겸 남북고위급회담대표등도 예상해 볼 수 있다. 74년 남북조절위 대변인을 지낸 전금철 조평통부위원장(70)은 최근 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심의위원에서 탈락되고 조평통부위원장직에서도 밀려난 것으로 알려져 대표로 발탁될지가 불투명하다. 이들 인사들 대부분이 직함을 당과 조평통 양쪽에 걸어놓고 있어 조평통 부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회담에 임할 경우 우리쪽의 통일부총리와는 「격」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정상회담 성사 이전단계에서 북측의 진의를 일단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 한편 72년 남북공동조절위원회 북측위원장을 지낸뒤 사라졌다가 지난해 부주석으로 복귀한 김영주도 정상회담의 산파역으로 거론해 볼 수 있는 인사중 하나다.【홍윤오기자】

◎정상회담 예비접촉 북측 전통문

 대한민국 국무총리 이영덕 귀하

 최고위급회담을 통하여 북남사이의 불신과 대결을 해소하고 외세에 의존함이 없이 자주적으로, 평화적으로 조국통일의 새 국면을 열어나가려는 것은 우리가 오래전부터 일관하게 견지하여온 방침입니다.

 오늘 나라에 조성된 첨예한 정세는 북남 쌍방에 다같이 최고위급회담의 개최를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문제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러한 때에 귀측이 이번에 우리와 최고위급회담을 하려는 입장을 표시한데 대하여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위임에 의하여 북남최고위급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을 가지자는 귀측의 제의를 환영하며 그에 동의한다는 것을 통지하는 바입니다.

 쌍방 최고위급회담의 개최는 7천만 우리 겨레에게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기쁨을 주고 나라의 평화와 자주적 평화통일의 새로운 희망을 주는 역사적인 사변으로 될것입니다.

 우리측은 내외의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고 있는 북남최고위급회담을 성과적으로 마련하기 위하여 오는 6월28일(화) 오전 10시 판문점 귀측지역에 부총리급을 단장으로 하는 3명의 대표와 4명의 수행원을 보낼 것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무원총리 강성산 1994년 6월 22일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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