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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정가 때이른 대선열풍/10개월 앞… 후보들 본격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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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정가 때이른 대선열풍/10개월 앞… 후보들 본격행보

입력
1994.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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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당 들로르내세워 “위기타개”/우파선 발라뒤르-시라크 등 각축 프랑스 정계가 차기대통령선거를 10개월 앞두고 때이른 선거열풍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차기대권 레이스를 놓고 국내언론의 보도전이 가열되는 한편 좌·우파 정당내에서도 자천·타천의 경선후보들이 대권행보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느낌이다.

 우선 프랑수아 미테랑프랑스대통령의 「정권승계」를 목표로 한 사회당 캠프에선 자크 들로르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대권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들로르는 지금까지 한번도 미테랑의 후계자 야망을 드러낸 적은 없지만 몰락위기에 처한 사회당의 안팎사정이 그의 국내정치입성을 손짓하고 있다.

 유럽통합의 초석을 다지는데 그간 전념해온 들로르의 국내정치계 부각은 지난 11일 실시된 유럽의회선거결과에 기인한다. 사회당은 이 선거에서 불과 14%의 지지를 얻는데 그쳐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 지난해 사회당의 총선패배직후 당내 쿠데타를 주도해 파비우스 당시 제1서기를 몰아내고 당권을 장악했던 로카르도 선거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임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19일 열린 사회당 전국위원회는 로카르가 제출한 당재건안을 부결함으로써 사실상 그에 대한 신임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좌파정당중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으로 선두자리를 지켜온 들로르가 사회당의 마지막 「희망」으로 떠오른 것이다. 81년부터 3년간 재무장관직을 맡았던 게 유일한 국내 정치경력인 들로르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때묻지 않은 신선한 이미지이다. 지난 85년부터 국내 정치무대를 떠나 있었기 때문에 계파간의 정략과 부정부패 스캔들 및 구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게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국제적인 지명도와 미테랑의 두터운 신임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사회당 일각에선 자크 랑전문화부장관의 경선진출 가능성도 점치고 있지만 중량감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여론이다.

 들로르가 사회당 후보로 공식지명될 경우 우파진영에선 자크 시라크 공화국연합(RPR)당수와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 지스카르 데스텡전대통령등 3명이 대권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라크당수는 최근 대선에 대비한 자신의 정책강령이 담긴 「새로운 프랑스」라는 책을 출간, 사실상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시라크는 이 책을 통해 그간 고수해온 우파적 시각에서 벗어나 빈곤퇴치, 공공발주 공사계획 확대를 통한 실업퇴치등 사회당식의 경제정책에 접근하는 변신을 시도해 주목을 끌고 있다.

 또다른 경합자는 지난 74년부터 81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데스텡. 국민의 지지는 미약하지만 자신이 이끄는 프랑스 민주동맹(UDF)을 중심으로 정치적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실업해소등 대선에 대비한 정강을 발표할 예정.

 그러나 시라크나 데스텡보다 한발짝 앞선 대권행보를 달리고 있는 후보는 발라뒤르총리. 그는 아직 자신의 출마선언을 「시기상조」라고 부인하면서도 여론의 추이에 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의 지지자들은 시라크가 아닌 발라뒤르만이 좌파의 들로르를 꺾을 수 있다는 최근 여론조사결과에 고무돼 있다.

 이 조사에 의하면 발라뒤르가 우파후보로 나설 경우 좌파후보로 예상되는 들로르와의 대결에선 몇 퍼센트(%)차로 승리하지만 시라크나 데스텡은 좌파에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부분의 우파들과 중도계 기민당측이 발라뒤르를 우파진영의 단일후보로 옹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배경도 이러한 발라뒤르의 대중적 인기와 무관치 않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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