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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 경질설 “꼬리에 꼬리”/백악관 부인불구 언론 잇단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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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 경질설 “꼬리에 꼬리”/백악관 부인불구 언론 잇단보도

입력
1994.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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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외교혼선 희생양 될것”/후임으로 벤슨·먼데일등 거론 지미 카터전미대통령의 방북이후 미행정부의 북핵문제 처리에 혼선이 빚어지는 가운데 또다시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의 경질설이 대두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27일자에서 크리스토퍼장관이 연말께 빌 클린턴대통령의 외교담당 고문역으로 자리를 옮기고 후임에 로이드 벤슨재무장관이 임명될 것이라는 소문이 워싱턴 정가에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은 또 벤슨의 후임으로는 맥 맥라티백악관비서실장이 유력하며 비서실장에는 해롤드 이케스백악관부실장의 승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도 20일 크리스토퍼장관이 연말이나 내년초에 경질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크리스토퍼의 후임 물망에는 월터 먼데일주일대사(전부통령) 스트로브 탈보트국무부장관(클린턴대통령의 옥스퍼드대 룸메이트)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상원군사위원장인 샘 넌민주당의원의 이름도 자주 오르내린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지난달말 클린턴대통령이 크리스토퍼국무장관과 앤터니 레이크안보담당보좌관등 안보팀을 교체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클린턴대통령은 당시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즉시 타임스의 백악관 출입기자를 직접 불러 이를 부인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정가는 크리스토퍼장관의 경질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그래서 요즘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다.

 일례로 카터전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방북결과를 브리핑한 19일 크리스토퍼가 현장에 나타나지 않자 미국언론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나보다』라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를 안 국무부는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크리스토퍼장관이 서부지역에서 공식행사에 참석하느라 백악관 브리핑에 불참했다고 해명했다.

 크리스토퍼장관은 「갈지자 걸음」을 계속해온 클린턴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방패막이 역을 하느라 지쳐있는 상태다.

 그는 특히 지난봄 중국방문에서의 외교적 실패로 여론의 집중비난을 받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가 이끄는 국무부는 소말리아 보스니아 아이티 북핵문제등 굵직한 이슈들을 다루면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이에따라 국무부내에서는 크리스토퍼장관이 외교정책 결정과정에서 직업외교관들의 전문성을 제대로 살려주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보스니아사태만해도 크리스토퍼는 미국의 마지막 유고대사이자 최고의 동구전문가인 워런 짐머만이 강력히 주장한 세르비아 조기공습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질질 끌다가 엄청난 유혈사태를 불렀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짐머만은 그 뒤 백악관측이 유고에 문외한이자 클린턴부부와 친구인 스티븐 옥스먼을 신설된 유럽담당차관보에 앉히자 30년 외교관 생활을 집어치우고 사표를 썼다.

 크리스토퍼장관은 이같은 비난에 대해 『오래전에 세운 정책이 안먹히면 바꾸는 것이 상식』이라며 반론을 제기한다.

 국무부내의 직업외교관들은 크리스토퍼장관이 『사람은 좋으나 박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미국외교의 최대과제라는 북핵문제에도 뚜렷한 소신을 펴지 못하고 윌리엄 페리국방장관에게 정부의 대변인역을 넘겨준 인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미외교정책 추진과정에서 드러나는 일관성 결여는 클린턴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기 때문에 그가 경질되는 것은 대통령의 희생양이라는 지적이 보다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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