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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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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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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는 정치적단위간 대립의 폭력형태가 계속적으로 정지된 상태다』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해 수행되는 정치의 연장이다』 전자는 프랑스의 석학 레몽 아롱이, 후자는 프로이센의 전쟁학자인 클라우제비츠가 각각 내린 정의다. ◆평화와 전쟁은 극과 극이다. 평화는 생존 번영 발전의 의미가, 전쟁은 파괴와 멸망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따라서 평화얘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전쟁은 끔찍한 일로 책임을 져야 하기에 함부로 공언을 해서는 안된다. ◆1907년에 체결된 「전쟁에 관한 조약」은 개전할 경우 반드시 사전에 선전포고, 전쟁선언, 최후통첩 형식으로 전쟁이유를 명료하게 통고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히틀러는 39년9월1일 폴란드침공과 함께 선전포고를 했고 일본은 41년12월7일 진주만을 기습하고 66시간 후에야 전쟁선언을 하는 파렴치한 짓을 했다. 하기야 김일성은 6·25남침을 하고도 남측이 먼저 북침해서 격퇴했다고 거짓말을 해오고 있으니 히틀러나 일제보다 더 교활하다 하겠다. ◆지난 10여일간 북한은 「전쟁의 얼굴」과 「평화의 얼굴」을 차례로 보여줬다. 즉 대북제재가 실천단계에 이르자 「전쟁」을 외쳤던 것. 『제재동참은 물론 지지도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손성필러시아대사) 『제재는 곧 전쟁이다』(조평통성명) 『전쟁에는 자비가 없다』(주창준중국대사) 『전쟁이 나면 남한은 황폐화하고 녹아나서 멸망할 것』(김영남외교부장)등등이다. ◆그런 북한의 김일성이 카터를 통해 무더기 평화제의를 하고 한미양국에 대해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같은 변신을 한 셈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과 김일성을 결코 한쪽 면만 봐서는 안된다. 필요에 따라 「악마」와 「천사」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위장성 다중성을 분명히 알아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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