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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서도 꾸짖는 과격시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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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서도 꾸짖는 과격시위(사설)

입력
1994.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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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나간 시위문화에 대한 국민적 염증의 팽배를 이제 모를 사람이란 없다. 그런데도 세월이나 시대가 바뀌건 말건, 국제정세나 나라간의 경제전쟁이 어떠하건 막무가내로 파괴적 과격시위가 최근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건 도대체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다. 이처럼 시대역행적인 자손행위는 더이상 용납될 수가 없기에 이제야말로 차분하고 이성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때다. 때마침 광주지역 재야인사 7명이 남총련학생들에게 『더이상 이래선 안된다』 『우리가 나서야 할때다』라고 선언, 「아픈 심정」으로 자제를 촉구하고 나선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재야 「어른」들의 이같은 간절한 소망과 당부가 기폭제가 되어 과격한 젊은 열정과 미숙이 자중자애의 이성을 되찾도록 사회 모두가 나서서 그들을 준엄히 타이르면서 아울러 포용하는 성숙함을 보여야겠다.

 사실 최근 남총련학생들에 의해 저질러진 일련의 과격시위행태는 지나치다못해 반사회적 양상마저 띠었다. 거리에서의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격렬시위가 되살아났는가하면 열차를 강제로 세워 집단상경해 서울거리마저 휩쓸었다.

 또 경찰을 납치해 무장해제시키는가 하면 그것도 모자라 20일엔 영등포역 선로점거시위로 경부·호남선의 상·하행열차와 전철1호선 전동차운행마저 40여분간 전면 중단됐던 것이다. 이 때문에 2만여명의 퇴근길 시민들이 발이 묶여 고통을 겪으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과거에도 이런 양상의 과격시위에 대해 시민들이 『못살겠다』며 항의하고 자제를 호소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재야인사들 스스로가 이처럼 직접 나서서 『이래선 안된다』고 사랑의 회초리를 직접 든적은 별로 없었다.

 더욱 부각되는 것은 UR문제의 심각성등에 대해 학생들 주장에 일부 공감하는 재야인사들이 학생들의 돌출된 행동에 대해서는 고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단호히 지적하고 나선 사실이다.

 정권이 정통성을 지니지 못했던 과거 시절에는 흔히 시위학생들의 과격이 방관·묵인된 적이 있었다. 목적과 명분이 수단을 앞섰던 혼돈의 시절이었기 때문인데, 정통성이 회복된 이제는 과격학생들의 친북한적 주장과 함께 명분과 동떨어진 과격이 더이상 용납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차츰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나온 재야인사들의 자제촉구는 그래서 상당한 호소력과 과격시위진정효과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는 재야뿐 아니라 이 사회를 주도하는 「말없는 다수」와 양식있는 시민계층에서 직접 나서서 건전한 사회적 억지력을 발휘하고 완충역을 해야 할 때다.

 아울러 가정·학교에서의 역할과 정부의 현명한 대책도 중요하다. 이럴때일수록 모처럼 조성된 우리 사회의 자발적 자제분위기를 더욱 살려나갈 수 있는 사려깊은 당국의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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