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억명 하루 800원으로 연명”/소득·수명·문맹률 전반적향상 불구/아주국 60년대 보다 빈곤 더 심화/지구촌 번영·평화에 결정적 위협요소 『전 세계 50억 인구중 10억이 하루에 단돈 1달러(8백원)로 연명하고 있다』 동서냉전이 사라진 후 세계는 남북간 빈부격차라는 새로운 철의 장막이 세워지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최근 발표한 「94년도 인간개발지수」 보고서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의 최상층 10억명이 전세계 부의 85%를 장악하고 있는 반면 최하층 10억명은 단지 2%만 지니고 있다. 또 지난 30여년간 상류계층의 소득증가 비율이 두배 이상 증가, 빈민계층보다 소득이 60배나 많아지는등 부의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지구촌의 삶의 수준은 전반적으로는 향상됐다. 절대평균치로 보면 지난 반세기동안 전 세계의 총소득은 7배(국내총생산 기준) 증가했고 1인당 소득은 3배 올랐다. 소득 수명 문맹률등을 종합평가한 인간개발지수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2백%, 최빈민국들조차 80% 이상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일본등에서 생활조건이 지난 25년간 크게 개선됐고 평균수명은 10년 이상 높아졌다. 1인당 소비규모가 70% 가량 늘었고 교육수준도 국민학교 진학률이 90%에 이를 정도로 좋아졌다.
그러나 불평등·불균형은 더욱 심화됐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부유한 상류층 20%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부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아프리카의 경우 많은 나라들이 그들이 독립한 지난 60년대보다 90년대 들어 상황이 더 악화됐다. 지난 65년 가나의 경우 한국이나 태국보다 부유했으나 현재는 한국·태국에 비해 인간개발지수가 형편없이 낮다. 비교적 부국으로 꼽히는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짐바브웨조차 지난 수십년동안 소득수준이 오히려 떨어져 지난 70년대 수준으로 복귀하는데도 앞으로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지역은 부의 편재가 가장 심한 지역이다. 브라질 과테말라 온두라스등은 특히 악명높다. 브라질의 경우 상층 20%의 평균소득이 하층 20%에 비해 2년전에는 26배였는데 지금은 32배로 격차가 벌어졌다.
구 사회주의국가들의 상황도 심각하다. 이들 국가들의 상황은 1930년대 서구의 대공황이나 80년대 남미의 침체와 비견될 정도다.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국가들의 국민중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과거 20%에서 현재는 70%로 늘어났다.
빈부격차는 가난한 나라와 빈민층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대륙의 빈자와 부자, 빈국과 부국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빈국들은 점차 세계에서 힘을 잃고 정치·경제적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쿠데타와 내전등을 야기하며 정치적 안정과 사회통합, 지구촌의 안정에 해를 끼친다. 세계의 번영과 안정, 평화와 발전에 결정적인 위협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같은 지구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대해 워싱턴의 「해외개발위원회」 스웰회장은 『평균적으로 인간의 진보는 상당한 수준으로 계속될 것 같다. 평균수명·문맹률·도덕성등 사회지표들은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머리에는 화로를 이고 다리는 냉동박스에 담그고 있는 사람과 같다. 그의 평균체온은 도대체 얼마인가』라고 반문한다.【LA타임스=한국일보특약·정리=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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