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시청률을 의식한 방송은 하지 않겠다』 지난 4월 봄철개편을 단행하면서 TV3사가 이구동성으로 다짐했던 말이다. 방송은 개편때마다 여론의 비판을 의식, 이같은 약속을 했지만 제대로 지킨 적은 없었다. 이번에도 두달이 채 안돼 오히려 극단적인 시청률경쟁으로 프로그램 내용은 물론 편성과 제작과정에서까지 갖가지 잡음과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
전반적인 시청률하락으로 초조해진 MBC는 지난 13일 느닷없이 부분개편을 단행, 신설프로인 「TV탐사」를 없애고 「웃으면 복이 와요」 「오늘은 좋은 날」등 오락프로를 가족시청시간대로 옮겨 타사 경쟁프로와 맞물리게 했다. SBS도 시청률에 매달리기는 마찬가지다. 「박봉숙 변호사」는 선정적소재에 집착, 아직도 재판에 계류중인 「서울대 성희롱사건」(12일 방송)을 다루다 피고측으로부터 관련자 8명이 고소를 당했고, 새로 시작한 드라마「작별」(김수현극본 김수동연출)은 기대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지못한데다 작가가 불만을 표시하자 곧바로 3회분부터 연출자를 바꿔버렸다. KBS 「밤과 음악사이」가 의도적인 연출을 마치 실제 상황인듯 속여 지난 10일 방송위로부터 3개월 연출정지를 받은 것은 기회있을 때마다 KBS가 외친 『시청률경쟁지양 공영성제고』를 무색하게 만든 경우이다.
『방송이 시청률경쟁을 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시청률경쟁에서 이기려면 선정적, 자극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가 아무리 조직개편이니 인사개혁을 단행한들 그것이 프로그램에 반영되겠습니까』 방송인들의 의식개혁 불감증을 개탄하는 일부방송인들과 시청자들의 이같은 지적을 방송은 다시한번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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