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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개최 신중반응/미의 남북정상회담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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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개최 신중반응/미의 남북정상회담 시각

입력
1994.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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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여전히 숙제… 북뜻 검증논/“핵해결 실질적 주도 미와 공조도 필요” 미국은 남북한 정상이 카터전미대통령을 통해 정상회담 조기개최의사를 주고 받은 것에 대해 지극히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자체를 일관되게 지지해온 미국정부입장에서 회담개최를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지만 상황과 시기의 미묘성을 감안할 때 일단 남북정상회담 얘기가 나오게된 전후맥락과 배경을 찬찬히 들여다 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는 태도를 비치고 있다.

 미 정부의 한 관계자는 18일(현지시간)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란 점에서 반길만한 이슈』라면서 『다만 북한핵 문제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고 그동안 북한측이 보여온 불가측성을 감안할 때 매우 조심스럽고도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CNN방송등 언론은 카터전대통령의 평양방문 결과를 상세히 보도하면서도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논평과 보도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하지않고 있다.

 미정부의 이에대한 반응역시 공식화된 것은 아직 없지만 워싱턴의 외교분석가들은 한국쪽에서 다소 성급하게 대응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우선 전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에 대한 미국정부의 제재방침이 아직 완전히 철회된 상황이 아니고 국제사회의 관심이 북한의 핵투명성 확보에 쏠려있는 시점에서 무조건적인 남북정상회담은 그 실효성이 경계될수 밖에 없다는 점을 무엇보다 지적하고 있다. 회담개최는 찬성이나 북한의 의도를 우선 충분히 검증해 보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미국측 시각인 것이다.

 미국측은 특히 한국정부가 그동안 「핵투명성 보장」을 남북정상회담의 조건으로 내걸어왔던 것을 상기 시키면서 『아무 조건도 없이 빠르면 빠를수록 남북정상이 만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것』이라며 우려의 일단을 표시하고 있다. 북핵문제는 한반도 문제로만 국한될수 없으며 국제사회의 최대현안이 된 만큼 어차피 핵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오를 남북정상회담이라면 핵문제 처리의 과정과 전도를 예의주시하는 일이 간과돼선 곤란하다는 주장들이다.

 이같은 관점의 저변에는 남북한이 아무리 핵문제의 최우선 당사국이라해도 그동안 미국이 북핵 해결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온 만큼 남북정상회담 역시 핵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란 점에서 한미간의 공조와 국제관례의 바탕이 사전에 충분히 고려돼야한다는 생각들이 깔려있다.

 클린턴행정부는 솔직히 「민간인 카터」가 유일무이한 「북핵 해결사」로 비쳐지고 있는 현실을 내심으로는 유쾌하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카터의 요청으로 방북에 필요한 모든 협조를 해주었고 그 기회를 나름대로 활용하기 위해 많은 당부를 해둔 것  까진 좋았으나 그가 필요이상으로 앞으로 나가는 모습에 백악관은 적잖이 당황해하고 있는 눈치이다. 카터전대통령이 민주당의 대부이자 맏형 노릇을 하는 것은 좋게 평가할수 있지만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될 경우 그 파장은 클린턴대통령에게 직접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날 남북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카터전대통령은 도착 일성으로 『한반도의 전쟁 위험은 이제 사라졌다』고 말했는데 이같은 표현도 너무 경솔하다는 지적이 미국조야에서는 나오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카터전대통령측은 북핵문제만 잘 해결되면 노벨평화상감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것 』이란 말로 카터의 지나친 자기현시 행태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요컨대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 국제공조를 추구해가며 북한을 압박해 가고 있던 참에 묘하게도 카터전대통령과 김일성만이 해결 당사자로 비쳐지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로 인해 들러리가 되고마는 형국을 맞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미국이 신중하고도 차분한 대응을 한국측에 주문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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