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백여명 열차강제탑승 상경/홍대서 농성… 교내진입 해산/경찰등 1백여명 부상 「UR 국회비준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석하려고 통일호 열차를 강제정차시켜 타고 상경한 전남대 조선대등 광주·전남지역 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소속 학생 6백여명이 18일 아침 홍익대교내로 경찰관 48명을 납치, 이들을 구출하려는 경찰의 작전과정에서 학생 50여명과 경찰관 57명이 부상했다.
이 사태로 이날 상오로 예정됐던 홍익대 대학원 입학시험이 25일로, 학부생들의 기말시험이 다음주로 각각 연기돼 1천여명의 지원자와 재학생들이 헛걸음을 했다.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난무한 이날의 시위는 문민정부 들어 가장 격렬한 것이었으며, 경찰병력이 대낮에 대학 구내에 투입된 것도 새정부 들어 처음이다.
▷납치◁ 열차로 상경, 상오5시께 영등포역에 내린 남총련 학생들은 신도림역으로 가 지하철2호선을 타고 상오6시20분께 신촌역에 도착했다. UR대회 결의대회 출정식이 열릴 연세대와 서강대로 몰려가려던 학생들은 경찰의 제지를 받자 쇠파이프를 휘둘러 마포경찰서 오병호경감(55)등 경찰관과 전경 54명을 붙잡아 무장해제시켰다. 학생들은 부상이 심한 6명을 풀어주고 48명을 인질로 잡아 홍익대 구내로 들어가 경찰에 연행된 학생 20여명과 교환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구출작전·충돌◁ 학생들이 인질석방을 거절하자 경찰은 상오9시께 최루탄을 쏘며 전경 28개중대 2천8백명을 대학구내로 진입시켜 집회중이던 학생들을 해산시키고 인질 45명을 구출했다. 경찰이 학생회관을 접수하자 학생들은 본관건물과 미대·공대교사를 점거, 옥상에서 돌과 사무집기 등을 던지며 경찰의 진입을 막았다.
학생들이 11시께 회의를 열어 오경감 등 나머지 인질 3명을 풀어주고 경찰도 대학 밖으로 철수하기 시작하자 일부 학생들이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을 공격, 다시 공방전이 벌어졌다. 이 때 학생회관 4층 기독서클반 등에서 불이 나 이곳에 있던 전경 7명이 창문으로 뛰어내리다 다리골절상 등을 입었고, 전경 1백여명이 고립됐다. 대치를 계속하던 학생들은 낮12시10분께 고립시켰던 전경들을 풀어주었으나 교문 밖으로 철수하는 경찰에 일부 학생들이 또 화염병 10여개를 던져 다시 공방전이 벌어졌다가 하오2시께 학생들의 해산후 경찰도 철수했다.
경찰은 시위현장에서 한옥태군(21·목포대지적2)등 76명을 연행, 기차를 강제로 세웠거나 폭력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은 모두 구속할 방침이다.
▷상경◁
남총련 학생들은 17일 하오11시25분께 광주 송정역에서 5백여 떨어진 광주 광산구 중앙국교 옆 철길을 막아 목포발 서울행 통일호 열차를 세운 뒤 이 열차를 타고 상경했다. 이들의 열차탑승을 돕기 위해 또다른 학생 50여명은 송정역에서 1 떨어진 송정공원 부근에서 20여분동안 격렬한 시위를 벌여 경찰의 저지를 따돌렸다.【선연규·김동국기자】
◎가담학생 엄중 처벌/이 총리 지시
이영덕국무총리는 18일 남총련소속 학생들의 열차강제정차 사건과 관련, 『이번 사건의 주동자를 비롯한 가담학생들을 철저히 수사, 엄정히 사법처리토록 하고 이번 사건을 예방하지 못한 경위도 조사하라』고 최형우내무·김두희법무장관에게 지시했다.
이총리는 『이번 사건은 법치국가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로서 심히 개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공권력에 대한 정면 도전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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