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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의중  직시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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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의중  직시해야(사설)

입력
1994.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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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위기로 까지 치닫던 북핵상황은 북한이 대화를 통한 해결 의사를 밝히고 미국이 이를 수용, 유엔을 통한 제재중단과 조건부로 3단계고위회담에 동의함으로써 화해국면으로 급전했다. 김일성주석과 카터전미대통령간에 교환 또는 합의한 협상안들은 예상을 넘어선 파격적인 내용들이어서 앞으로의 조정과 실천이 주목된다 하겠다. 우리는 이에대해 우선 북한의 의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충돌과 전쟁위험을 방지하고 핵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하기 위한것인지, 아니면 곧 논의가 착수되는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의 화살을 피하기 위한 제스처였는지, 아예 시간을 벌기 위한 책략인지가 명확지 않은 것이다.

 바로 전날까지 입만 열면 「전쟁에는 전쟁으로」를 외치던 김일성이 내놓은 제안들은 그런대로 괄목할만하다. 체북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팀의 활동보장과 함께 연료봉 교체에 대한 감시장치의 지속적 작동 허용, IAEA의 계속적인 안전조치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이행용의등은 중요한 내용들임에 틀림없다.

 2차회담서 김일성이 『미국과 관계개선을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할것』이라면서 한국전서 실종된 미군유해를 수색하는 합동기구구성을 제의한것은 카터와의 회담을 미국과 화해할수 있는 마지막 대화기회로 보고 표시한 계산된 성의로 볼수 있다.

 아무튼 심각하게 대치하고 있는 남북관계를 감안할 때 핵문제를 대화로 푼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분단이래 식은죽먹듯 합의와 약속을 어기고 편의에 따라 국제규범을 위반 해온 북한을 생각할때 이번에 카터를 통해 제시한 협상안들도 속셈과 문제점을 간과해서는 안될것이다.

 우선 김일성은 여러가지 화해제안을 하면서도 핵파동의 가장 핵심인 투명성을 규명하기 위한 전면사찰수용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는 점이다. 특히 한미양국에서 줄기차게 요구했던 2개의 미신고 핵폐기물 처리장에 대한 사찰얘기는 더더구나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정확한 의중은 오늘 서울로 오는 카터를 통해 확인되겠으나 미·북한간의 전격합의로 핵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이상 정부는 대북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서둘러야 한다. 이제야말로 핵해결과 한반도 안정·평화유지를 위해 확고한 원칙을 세우고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3단계회담은 북한의 IAEA 및 핵확산금지조약에의 복귀를 조건으로 열리는 만큼 과거의 핵개발 이력규명과 장차 적정사찰로 핵투명성보장이 선행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미신고 2곳의 사찰도 반드시 포함되도록 해야한다. 여기서는 또 핵해결문제만 다뤄야 하며 북한이 주장하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등 정치적 의안은 논의되지 않게 해야한다.

 북한의 돌연한 후퇴―대미접근은 핵카드의 1단계활용이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정부는 앞으로 저들이 어떤 조건의 2단계 카드를 내밀고 또 앞서의 약속들을 얼마나 실천할 것인지 엄정하게 주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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