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핵투명성 입증수위가 초점(북핵가상시나리오/대화냐 전쟁이냐: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핵투명성 입증수위가 초점(북핵가상시나리오/대화냐 전쟁이냐:하)

입력
1994.06.18 00:00
0 0

◎과거검증·현상동결 등 한·미간 차이/미,북태도 봐가며 「관계개선폭」결정/북·미회담 진행되면 남북대화문제 새쟁점 부각될듯 북한핵문제가 급진전되고 있다. 「카터특사」를 중개인으로 한 북미간의 협의가 대화에로의 합의점을 찾아감에따라 북한핵문제는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고있다. 물론 카터전미국대통령이 서울로 돌아와 김일성북한주석과의 구체적인 대화내용을 밝혀야 보다 분명한 북한핵문제의 윤곽이 드러 나겠지만 일단 대세는 대화국면으로 돌고 있음이 분명해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대해 유엔에서의 대북제재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북한이 종전의 상태―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지 않는 것―로 돌아간다고 약속하면 북미3단계회담을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의 이같은 제의를 수용한다면 북한핵문제는「제재의 가속화」라는 이틀전의 상황에서「대화로의 질주」라는 정반대 국면으로 급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6일 ▲북한에 체류중인 IAEA사찰팀의 체류를 허락하고▲녕변원자로의 핵연료봉교체에 IAEA입회를 계속 허용하며 ▲IAEA의 핵시설 감시장비를 유효하게 유지한다는 약속을 했다. 미국은 이를 자신들이 요구한 두가지조건(IAEA복귀와 NPT불탈퇴)을 수락한 것으로 보고있으며 따라서 유엔에서의 제재를 중단하면서 북미3단계회담까지 개최하겠다고 밝히고 있는것이다.

 북한은 또 이번 접촉에서 『경수로 원자로 공급을 보장받을 경우 기존 핵처리시설을 폐기하는등 현재 상황에서의 핵동결』을 제시했고 미국은 이에대해「적극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또 북한은 이번 기회에 자신들이 대미협상을 강력히 희망하고있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미국은 북한의 핵투명성이 확인된다면 어떠한 협상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기존입장을 강조했다.

 따라서 북미3단계회담이 개최될 경우 양측간의 협의내용은 ▲북한이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핵투명성을 입증하느냐 ▲미국이 어느정도 수준까지 대북관계개선을 이끌 것인가의 문제에 모아질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북한의 핵투명성 입증과 관련, 미국은 IAEA에의한 특별사찰까지 요구하게 될 것이며 북한은 기존의 핵시설을 폐기하고 미국으로부터 경수로 원자로 공급을 보장받음으로써 자연스런 「핵동결」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게 될 것이다. 북미간의 이같은 견해차이는 또한번의 줄다리기가 예상되고있지만「카터특사」가 이번에 김일성주석과 『상호간의 신뢰를 쌓아가자』는데 합의함으로써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있을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미국이 어느정도까지 대북관계개선을 협의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과 보유에 「1백%의 순결성」을 증명할 수있다면 상당한 수준까지의 관계개선을 할수있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이는 우리정부와의 사전 의견조율을 마친 상태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투명성이 입증되는 수준 만큼 관계개선을 위한 북미간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이 경우 한반도비핵화선언의 실천과 연계된 남북간의 대화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다. 우리정부는 북미, 혹은 북·IAEA간의 대화를 돕기위해 「선특사교환」의 전제조건을 철회했다. 이와함께 『북미3단계회담이 진행될 경우 한반도비핵화를 위한 남북대화가 있어야하며 이는 남북간 상호사찰의 의미를 갖는 것이어야한다』는 약속이 한미간에 합의돼 있었다. 즉 북한의 핵투명성 확인은 IAEA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우리정부에 의해서도 검증돼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핵의 최대 이해당사국이면서도 협상전면에서 물러선 우리정부의 마지노선이며 한반도 문제를 북미회담에 맡길수없다는 당연한 요구이다.

 북미3단계회담의 또다른 주요 이슈는 북한에대한 미국의 경수로원자로 공급문제가 된다. 이 문제는 단순한 원전시설의 변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핵활동과 현재나 미래의 핵활동에대한 명확한 입장정리가 전제 돼야한다. 북한의 김주석은 이번에 『경수로원자로 공급을 전제로 기존 핵프로그램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 핵 동결」이 현재의 수준에서 핵개발을 정지시키겠다는 의미인지 핵개발을 무의 상태로 환원한다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이와관련, 미국은 그동안 『과거의 핵개발을 무로 돌릴 수 없다면 현상황에서 라도 정지시켜야한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가 있다. 한반도비핵화를 주장하는 우리정부의 입장과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대목이다. 즉 우리정부는 과거의 핵활동도 없었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미국은 앞으로 개발하지않고 NPT체제안에서 국제의무를 다한다면 과거활동은 용인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경수로원자로의 공급은 수년간의 시일과 수조원의 경비가 소요되는 것인만큼 북한이 『공급후 핵동결』을 새롭게 주장하며 4단계, 혹은 5단계의 북미고위급회담을 요구해올 수도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한미양국은 이같은 상황에 대비, 유엔에서의 대북제재결의안을 철회하거나 페기하기보다 유예시키는 방법을 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재를 위한 대화, 대화를 위한 제재』는 북한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한미양국이 견지해야할 기본 원칙이 될 수밖에 없다.【정병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