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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절반양보-일괄타결」교환 속셈/북 유화반전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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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절반양보-일괄타결」교환 속셈/북 유화반전 배경

입력
1994.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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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직접협상 “일단은 성공”/제재국면 일시 탈피 계산도 북한이 평양으로 불러들인 지미 카터전미국대통령을 사실상의 미국 전권특사로 대우하며 한껏 많은 선물을 안겨주고 있다.

 북한의 이같은 자세는 그가 입북하기 전날인 지난14일까지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경고, 국제원자력기구(IAEA)탈퇴 단행등 잇따라 내놓았던 강경책과는 방향이 반전된 미소작전이다.

 북한으로서는 카터의 방북시점을 또하나의 「벼랑끝」시점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지금까지의 강경책으로 핵문제를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통해 일괄타결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는 단계까지는 왔다고 북한측은 보고 있는 것같다. 물론 제재국면을 일시적으로 탈피해보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이 과거 긴장과 유화전술을 되풀이 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서방측인사를 초청, 화해제스처를 사용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의 카터방북에 대해서만큼 진전되고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한 적은 없다.

 NPT잔류의사 표시에서 미국실종자 합동수색단 구성에 이르기까지 북한이 이번에 내놓은 다양한 메뉴는 핵문제를 다시 대화국면으로 전환키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북한은 「자로 잰 듯한」강경책으로 긴장을 어느정도 고조시킨 뒤 다시 새로운 카드를 제시, 과거의 쟁점들을 희석시키려는 행태를 되풀이 해왔다. 이번 카터를 통해 전달된 입장들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되풀이되고 있는 이같은 벼랑끝전술이 이번에는 핵문제의 종국적해결에 어느정도 접근된 것이냐이다.

 결국 북한은 핵의혹을 절반만 해소한 상태에서 핵선제불사용(NSA)문서보장, 통일방안지지,경수로지원등 과실을 얻어내려는 속셈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데 우리측의 우려가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17일까지 카터전대통령을 통해 제시한 새로운 카드는 「핵개발의 동결」이며 희석될 우려가 있는 현안은 특별사찰을 통한 과거 핵개발의혹의 규명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7월 제네바의 2단계 북미고위급회담에서 경수로원자로로의 전환지원을 요구하면서 미래 핵개발을 동결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해 왔다. 김일성주석은 『핵연료 재처리를 하지 않을테니 3단계회담을 열자. 그러면 NPT에 완전복귀하거나 IAEA안전협정을 준수하는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고 제의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당국자는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특별사찰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말해 특별사찰을 통한 과거 핵물질 전용여부까지는 규명할 뜻이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

 설사 북한이 카터전대통령에게 전한 긍정적 태도를 유지, 「핵활동」을 동결시킨다 해도 북한이 소량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겨 놓으려 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단 북한측이 카터에게 과거 핵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 미국측을 납득시켰을 가능성은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지금까지 핵게임을 통해 얻으려 하고 있는 것은 미국등 서방과의 관계개선과 핵무기보유 두 가지 모두일 수도 있다』면서『어떤 경우든지 그들이 준비해온 시나리오가 거의 종반에 접어들고 있어 곧 북한의 계산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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