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부족·88년이래 학생수 크게 줄어/학교측 지원확대요구에 교육부 난색 20년전통의 방송통신고가 턱없이 부족한 예산, 학생수의 급격한 자연감소등 악조건이 겹쳐 존폐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학교 운영과 제도의 개선이 없어 중도탈락률이 무려 47%에 달해 설립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방송고는 근로청소년들에게 고교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학업을 중단한 소외계층에 계속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74년 설립됐다. 처음 서울 부산의 11개 공립고교에 부설된 방송고는 지난해까지 14만4천4백68명의 졸업생을 배출, 교육기관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해왔다.
그러나 교육기회가 점차 확대되면서 87년을 고비로 학생수가 크게 줄기 시작했다. 개교당시 5천7백94명에 불과했던 학생수는 87년에는 4만8천여명으로 5만명에 육박할 정도였다. 그러나 88년부터 해마다 학생수가 크게 줄기 시작, 올해는 1만7천2백여명에 머물고 있다. 학교수도 91년에는 전국 27개 시, 1개 읍에 52개교로 늘어났다가 현재는 45개교로 줄었다.
이같은 방송고의 쇠락원인에 대해 교육당국과 방송고관계자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교육부는 가장 큰 원인으로 학생자원 감소를 들고 있다. 교육부관계자는 『고교 진학률이 지난해 98.8%에 달해 방송고 수요인원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며 『방송고 설치당시와 지금은 여러가지 상황이 달라진 만큼 고교미진학자의 방송고 유치방안이나 예산증액 대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방송고측은 『방송고생의 평균연령비율이 18∼35세가 85%를 차지하고 있고 졸업후 전문대 또는 방송대 진학률이 25%에 달한다』며 방송고에 대한 계속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부통계자료등을 근거로 『90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국민의 18%에 해당하는 8백만명이 중졸이하 학력자로 이 가운데 고교진학자는 해마다 평균 70만∼80만명에 불과해 방송고로 유도할 수 있는 학생자원은 얼마든지 있다』고 주장했다.
쥐꼬리만한 예산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각 시도 교육청의 보조금과 학생납입금으로 채워지는 방송고의 올해 예산은 방송프로제작비 교재연구비 교사수당등을 합쳐 24억원. 이는 전교생이 2천여명인 서울의 1개고교의 예산규모에 불과해 교사수당등 인건비를 빼고 나면 교재개발등은 엄두도 내지 못할 형편이다. 격주로 일요일에 8시간씩 지도하는 방송고교사들에게 지급되는 수당은 시간당 8천원에 불과하다.【정덕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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