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개선” 요구 수용 우수마신타강 댐 계획/“생태계·마야유적 수장” 환경론자들 우려 멕시코 사파티스타 농민군 폭동이 우수마신타 강변 열대림의 황폐화를 부추기고 있어 환경보호주의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멕시코와 과테말라의 국경을 이루는 우수마신타강 양쪽에 위치한 미국 매사추세츠주 크기의 이 열대림은 독특한 동식물군을 보유한 열대 생태계의 보고.
이 열대림에는 최고급 가구의 재료인 마호가니, 삼나무등이 들어차 있는데다 유전까지 있어 그간에도 벌목업자와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등에 의해 상당 지역이 파괴됐었다.
그러나 올해 정초 사파티스타 농민군이 우수마신타강 서쪽 지역인 치아파스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폭동을 일으킨 이후 이 열대림은 대규모 파괴로 연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사파티스타들은 치아파스주 주민들이 상수도·전기등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비참한 생활을 영위하면서 정부에 불만이 많은 점을 이용, 이 지역을 거점으로 폭동을 일으켰다.
멕시코 정부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사파티스타들이 주민들의 비호를 받으며 끈질기게 저항하자 이들의 요구조건 가운데 큰 부분인 주민환경개선 작업에 눈을 돌리게 됐다.
이에 따라 멕시코 정부는 우수마신타강에 거대한 수력발전소를 건설, 치아파스에 상수도와 전기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실 우수마신타에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려는 계획은 수십년전부터 거론돼왔으나 그때마다 환경보호 단체들의 반발로 무산됐으며 현 카를로스 살리나스대통령 역시 이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그러나 집권여당인 제도혁명당(PRI)의 대통령후보에르네스토 제디요 폰세 데 헤온이 이 지역의 표를 의식, 발전소 건설을 공약함에 따라 오는 8월21일로 예정된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대규모 댐이 들어서게 됐다.
제디요후보는 환경단체들이 이 공약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음에도 벌목업자들과 다른 주에서 화전을 일구기 위해 유입되는 유민들의 존재가 열대림 파괴의 주범이라며 이들을 철저히 단속하는 것이 시급하지 발전소 건설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제디요후보가 고집을 굽히지 않자 최근에는 이 지역 마야유적지가 댐건설로 수몰될 수 있다는 고고학자들의 주장을 이용, 발전소공약을 백지화시키려 하고 있다.
이들은 과테말라쪽에 위치한 마야유적이 마야문명중 유일하게 문자를 가진 유적지라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과테말라 출신으로 캘리포니아 버클리대교수인 빅토르 페헤라와 미국 템파에 위치한 「열대지방 문화환경 연구소」의 제프리 윌커슨소장등은 『멕시코가 댐 건설로 마야 유적지를 수장하는 것은 인류전체에 대한 범죄행위』라며 멕시코 환경단체들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한편 우수마신타강 발전소 건설이 쟁점화되자 과테말라쪽 밀림지대에서 반정부활동을 펴고 있는 과테말라 민족혁명군(GNRU)도 여기에 반발하고 나섰다.
GNRU는 댐이 건설될 경우 그들의 활동거점도 물에 잠기게 된다며 댐건설공사가 시작되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위협하고 있다.【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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