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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압박하며 「카터카드」 기대/국제공조강화 발빠른 강온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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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압박하며 「카터카드」 기대/국제공조강화 발빠른 강온대응

입력
1994.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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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정상과 제재안 신속처리 협의/“교착타개” 카터에 무게실린역 주문 미국이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탈퇴를 계기로 대북한 포위망을 바짝 조여가고 있다. 지난 13일 북한의 IAEA탈퇴선언 직후 가속화된 대북 국제공조체제 강화작업에는 빌 클린턴미대통령과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이 직접 가세했다.

 클린턴대통령은 13일 하오 하타 쓰토무(우전자) 일본총리 및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과 연쇄 전화회담을 갖고 북한의 IAEA탈퇴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들 3국 정상은 북한이 취한 조치의 심각성에 공감을 표시하고 대북 제재결의안의 신속 추진방침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퍼장관은 이어 14일 코지레프러시아외무장관 및 가키자와(시택) 일본외무장관등과 전화회담을 갖고 북한의 IAEA탈퇴와 관련한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크리스토퍼장관은 또 이날 서울에 체류중이던 지미 카터전미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어 북한의 IAEA탈퇴에 따른 미국정부의 입장을 브리핑했다.

 마이클 매커리국무부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측은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결연한 의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안보리에서 대북 결의안이 표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아직도 어정쩡한 중국의 태도와 카터전미대통령의 북한방문이 주요 변수로 남아있다.

 첫째, 미국은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안보리결의안의 초안작성 단계에서부터 중국의 동참을 유도한다는 방침하에 중국을 설득하고 있으나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IAEA탈퇴에도 불구하고 대화에 의한 북핵해결 방침에 부동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택민중국국가주석은 지난 주말 클린턴대통령이 대북 결의안 동참을 촉구하기위해 전화를 걸자 『이런 문제는 전화로 논의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며 이를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둘째, 미국정부가 공식적인 입장과는 달리 카터의 방북에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미행정부 관리들은 카터전대통령의 방북은 「사적방문」에 불과하다면서 애써 그 의미를 축소해왔다. 무엇보다도 그의 방문이 실패로 끝날 경우를 염두에둔 행동이다. 하지만 이들의 말과는 달리 카터의 평양행은 클린턴대통령이 직접 간청해 이루어졌으며 그의 방북으로  북핵문제에 모종의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카터의 방북은 이달초 노르망디상륙 5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유럽을 순방중이던 클린턴대통령이 북핵문제가 또다시 교착상태에 빠지자 현지에서 카터에게 전화를 걸어 중재를 요청했으며 카터가 이를 수락해 이루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카터전대통령이 평양 방문에 국무부소속 외교관 1명을 대동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백악관은 카터―김일성 회담을 북미간의 「간접 정상회담」으로 생각할만큼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들은 또 카터전대통령은 북한의 김일성주석에게 전달할 클린턴의 구두메시지는 물론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할 경우 미국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상응조치가 담긴 제안까지 휴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으로 미루어볼때 미국은 조만간 안보리에 대북 제재결의안을 일단 상정한뒤 중국의 동참을 계속 종용하면서 카터의 방북 결과를 보아가며 제재의 수위를 재조절할 것으로 전망된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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