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불란 당정체제” 강조/한반도 비핵화 재검토 공개주장 눈길/민자/분위기편승 「신공안정국」조성 우려도/대안구체화 「차별성」부각/민주 민자·민주당은 15일 각각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와 당무회의를 열고 전날에 이어 북한핵문제의 추이에 따른 당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한반도 안보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여야는 특히 전날의 양당대표간 「기자회견전」으로 인한 여론의 비난을 의식한 듯 정쟁중지를 말하며 자제하는 분위기였으나 현실인식의 차이는 여전했다.
○…민자당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한승주외무·이병태국방장관으로부터 북한핵문제의 현상황과 「한반도 위기지수」의 실체를 보고받고 당입장을 결의문형태로 정리했다. 이날 회의는 북한핵과 안보문제에 대한 정부정책의 방향을 잡아주고 힘을 실어줌으로써 일사불란한 당정체제를 강조했는데 특히 국내외 역학상 정부가 선뜻 꺼내기 힘든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재검토」를 공개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김종필대표는 인사말에서 『동족이니 동반자니 하는 환상적 「피의 신화」는 북한에 해당되지 않으며 북한의 무력적화 야망은 한치의 변화도 없다』고 전제, 『하지만 우리는 오늘날 성급함과 감성, 환상이 가미된 변화에 노출돼 있어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며 정확한 현실인식을 촉구했다.
이어 이국방장관은 『핵문제의 성격상 북한은 특별사찰을 수용할 수도,수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 딜레마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는 북한이 사찰을 거부하며 견딜 수 있는 한계까지 제재를 감내하면서 전쟁직전의 상황까지 몰고감으로써 요구조건의 관철과 협상력증진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장관은 이어 「북의 소규모 도발시 확고한 응징, 전면전 도발시 압도적 승리보장」의 태세를 설명한 뒤 『문제는 무분별한 위기인식에 따른 사재기·예금인출·주식투매·해외도피등 극단적 개인주의의 사회적 표출』이라며 국민의 성숙한 위기대처자세를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민자당은 결의문을 통해 북한에 대해 핵투명성의 보장을, 국제사회에 대해 북한제재조치에의 협력을, 정부에 대해 강력한 국방태세의 완비와 경제·사회적 역작용 대비를, 국민에 대해 국론분열의 경계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회의를 열어 북한핵문제에 대한 기존 당론을 재확인했다. 북한의 핵개발에 반대한다는 기본전제 아래 제재가 아닌 남북정상회담과 일괄타결방식의 북미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미숙한 대북정책으로 전쟁위기가 고조돼 경제의 후퇴와 민심의 동요가 우려된다는 비판과 함께 정부가 이런 분위기에 편승, 「신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기택대표와 최고위원들은 16일 김근태통일시대국민회의대표 변형윤전서울대교수 박형규·김관석목사등 재야인사와의 공동기자회견에 참석, 이같은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국회차원의 핵문제논의를 위한 임시국회소집을 거듭 요구하는 한편 당정책위와 국회외무통일위·국방위원 연석회의를 통해 이에 대한 당의 대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리, 발표해 정부여당과의 「차별성」을 국민에게 분명히 알리기로 했다. 다만 민주당은 전날 민자·민주 양당대표의 기자회견공방을 둘러싼 여론의 양비론적 시각을 의식한 듯 대여공세를 눈에 뛰게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회의에서 이대표는 『여당이 비이성적 태도로 나오고 있지만 정쟁을 지양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민자당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의 결의문에 맞서 함께 결의문을 내자는 제의(림채정의원)가 있었으나 또다시 「대결양상」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는 반론에 밀려 채택되지 않았다.【이유식·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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