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개발의도 등 자세히 설명/카터,북한에 대화해결 설득 최선 김영삼대통령은 14일 카터전미대통령을 만나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의도와 우리정부의 입장을 소상하고 강력하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회동에 배석했던 주돈식청와대대변인은 『오늘 회동에서 오간 대화내용은 일절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안나온 얘기가 없었다』고 전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김대통령으로서는 대북제재가 가시화되고 있는 국면에서 카터전대통령의 방북이 크게 달가울리는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상황은 카터전대통령이 남북한 동시방문을 위해 미국을 떠나던 시점과는 또 달라졌다.
북한은 카터전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한 13일 기다렸다는듯이 국제원자력기구(IAEA)탈퇴를 선언했다. 카터전대통령의 방북효과를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극대화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히 있다고 보여진다. 김대통령과 우리정부 입장에서는 북한의 태도변화가 무망에 가깝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마지막 「핵특사」처럼 부각된 카터전대통령에게 한가닥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김대통령은 이날 우선 북한의 핵무기개발 의사가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핵카드를 이용, 미국등으로부터 무엇을 얻어내려는 목적이상의 핵보유 의지가 분명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북한이 그동안 취해온 태도는 핵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한 지연술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는 것도 그동안의 예를 들어 강조했음에 틀림없다. 김대통령은 이같은 설명을 바탕으로 북한의 의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대북제재 분위기의 심각성을 카터전대통령이 북한주석 김일성을 만나면 확실히 전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특히 북한 핵개발 저지를 위해서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가 불가피한 선택이자 최선의 대응책임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또 국제사회의 제재는 북한을 완전히 목조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협상테이블에 나오도록 끌어내기 위한 수순임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카터전대통령은 김대통령의 설명을 충분히 이해하며 공감하고 있음을 밝히고 북한이 대화로써 핵문제를 풀어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전대통령은 또 북한을 방문,김주석을 만나면 한미양국정부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 최선의 해결책을 찾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정부는 북한이 카터전대통령의 방북직전 IAEA탈퇴를 선언한 것은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미국의 조바심을 자아낸 뒤 카터전대통령을 통해 국면을 호도하는 선전공세를 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때문에 카터전대통령이 이날 김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상황을 정확히 이해, 김일성을 만났을 때 잘 대처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같다. 북한은 당연히 해야할 의무를 하지 않다가 그 이행약속을 마치 양보인것처럼 내세우며 상대방에 「합당한 양보」를 요구하는 전략을 구사하는데도 이를 북한의 태도변화로 오인하기 쉽다는 것이다. 북한은 과거 핵활동에 대한 투명성 보장을 요구받고 있는데도 김일성은 최근 방북한 해리슨 미카네기재단연구원에게 경수로지원을 조건으로 앞으로의 핵활동을 중지할 뜻을 밝혔다. 「과거」는 어디로 사라져버리게 한채 대화의사가 있는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고 카터전대통령에게도 같은 제스처를 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리정부는 카터전대통령이 김일성의 의도를 잘 간파해야만 카터가 전하는 김의 메시지도 미국정부가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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