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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사상태 군수산업 살리자”/러시아 무기수출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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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사상태 군수산업 살리자”/러시아 무기수출 총력전

입력
1994.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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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수출부진… 공장4백여곳 가동중단/동남아·아랍지역 대상 판로개척 안간힘/“미국독점 뚫기” 덤핑공세도 러시아가 빈사상태에 직면한 군수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무기수출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7일 말레이시아에 미그29기 20대를 6억달러에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 30년만에 동남아시장에 재진출하는「쾌거」를 기록했다. 지난 65년 인도네시아 공산쿠데타 실패 이후 처음인 이번 대동남아 무기판매에 러시아정부 및 군수업계는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왜냐하면 구소 와해후 러시아가 무기수출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노력한 결과 나온 최초의 가시적 성과이기 때문이다.

 구소련시절 미국과 더불어 세계무기시장을 양분했던 러시아 군수산업은 지난해 해외수출이 20억달러에 머무는 등 「호황」이 완전히 사라진데다 내수마저 크게 격감해 파산일로를 치닫고 있다.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지가 최근 보도한 러시아군수산업의 현황을 보면 93년의 무기생산량은 전년대비 24∼26% 줄었으며 정부의 대군수산업 부채액은 2조1천억 루블(20억달러)에 달했다.

 최근까지 약 4백여개의 군수공장이 문을 닫았으며 군수공장의 민수화 전환사업도 부진해 약 1천5백만명에 달하는 군수산업 종사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올들어 러시아 국방부가 국내업계에 발주한 주요 무기의 주문물량을 보면 지난해에 비해 항공기는 22대에서 7대, 헬기는 7대에서 2대, 함정은 25척에서 16척, 미사일은 40기에서 31기로 줄었으며 탱크는 고작 20대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상태가 조금 더 지속될 경우 무기생산공장의 약 80%가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정부는 결국 파탄상태의 군수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무기의 해외수출을 적극 장려하는 길밖에 없어 해외판로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하나로 러시아정부는 지난 8일 미하일 콜레스니코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을 시리아에 보내 대아랍지역의 무기판매 가능성을 타진했다.

 시리아는 지난 70년부터 구소련의 주요 무기수출국중 하나였으나 지난 91년 소련이 붕괴된 이후 시리아가 대소련 부채 1백억달러를 갚지 못하자 러시아는 무기수출을 중단했다. 러시아는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의 부채중 80∼90%를 다른 아랍국들이 대신 지불하는 조건으로 5억달러어치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등을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이 성사될 경우 러시아의 대아랍 무기수출은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또 15일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보반 키에트베트남총리와도 무기수출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며 러시아무기의 주요 바이어인 인도와는 오는 29일 라오총리의 러시아방문을 계기로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러시아제 무기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태국 싱가포르 등 아세안국가를 비롯해 브라질 칠레 등 남미국가에 대해서도 판매망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 보리스 옐친대통령의 포고령에 따라 설립된 국영무기 수출회사 로스부르제니에는 독립국가연합(CIS) 군 총사령관 출신인 예브게니 샤포슈니코프사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해외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

 덤핑공세까지 벌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러시아 군수산업계가 과연 미국의 독점을 뚫고 해외판매망을 얼마나 확충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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