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 「그림」보다 내용개발에 역점둬야” 『중국 고전에는 삶의 지혜와 교훈이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한자와 문구로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습니다. 만화는 내용을 재미있게 압축하여 표현할 수 있어 문화와 사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매체입니다』
중국고전 만화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만의 만화작가 채지충씨(46)가 최근 한국어판 완간을 기념해 13일 방한했다.
그는 『중학교 2학년이던 15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만화를 그려 「돈방석」에 앉았는데, 20살부터는 붓을 놓고 중국경전을 하루 2∼3권씩 읽어 지금까지 2만여권을 독파한 후 본격적으로 고전을 만화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희작과 고우영의 만화를 즐겨본다는 그는 『일부의 한국만화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아 독창성이 적은 탓에 해외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개방에 대비해서라도 「그림」보다는 「내용」의 개발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만화가 한국에서만 해적판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만화의 발전을 크게 저해하는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강조하고 시정을 촉구했다.
그는 경전만화 22권, 동양철학 일반만화 14권 등 70여권을 냈다. 그의 만화는 현재 일본 프랑스 스페인 등 23개국에서 13개 언어로 출간돼 모두 2천만부 이상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그러한 공로로 그는 85년에 대만 정부가 문화예술계를 빛낸 인사 10명에게 붙이는 칭호인 「청년 10걸」로 선정됐다.
만화 소재 수집을 위해 1년중 6개월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다는 그는 『조만간 석가모니의 일생을 비롯해 불경 6권을 만화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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