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4.06.15 00:00
0 0

 위원 선정때부터 엉성하다 싶던 대통령직속의 교육개혁위원회(교개위)가 첫 작품부터 불발로 끝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대학입시제도를 바꾸는 일이 어린이들의 장난쯤으로 알았던가. 그렇지 않고서야 준비를 위한 유예기간도 전혀 주지 않고 본고사를 당장 폐지하려는 발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 속셈을 캐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는 지난 2월말께 95학년도 입시일정을 확정했다. 전기대학별 전형일을 내년1월9·13·17일로 정했다. 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39개 대학들도 4월중순께 시험과목을 선정, 발표했다. 전국의 80만명을 넘는 수험생들이 이에 맞춰 수험준비를 한지도 한 학기가 거의 끝나가는 판이다. ◆시험날까지는 정확히 7개월이 남았고 수능시험까지는 5개월밖에 안남았다. 그런데 이제와서 대학별고사를 당장 폐지하고 수능시험 문항수를 2백개에서 4백개로 늘리며 내신내용을 바꾸겠다는 교개위는 누구를 위해 입시제도를 급변시키겠다는 것인가. 그 심중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과외가 극성을 부리고 고교교육이 정상을 일탈한 것도 따지고 보면 꼭 대학별고사때문만이랄 수는 없다. ◆경쟁입시가 존재하는 한 과외는 근절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과외근절과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명분으로 내세워 입시제도변혁을 위한 교육 쿠데타를 기도했다면 교개위의 한건주의나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성급함이 빚은 과욕으로 밖에는 달리 볼 수가 없다. ◆대학별고사를 꼭 폐지하려면 공개적인 논의에 부쳐 국민적인 합의도출이 전제돼야 한다. 교개위의 졸속에 휘말리지 않고 「수용거부」 결단을 내려 혼란을 7시간만에 진정시킨 김대통령의 신속성은 가히 일품이었다. 교개위는 과욕과 졸속이 빚은 혼란에 대해 사과해야 마땅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