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열차·저승사자·단두대… 살벌한 지옥풍경//「장미빛 인생」 만화 15,000권 소품이용 눈길 막바지 촬영중인 한국영화 「구미호」와 「장미빛인생」에 이색적인 세트와 소품이 등장, 화제가 되고 있다. 신인 김홍준감독이 만드는 「장미빛인생」에는 1만5천권의 만화책이 소품으로 쓰여 80년대 심야만화방을 되살리고 있으며 박헌수감독이 만드는 「구미호」에는 대형 지옥세트가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 남양주 서울종합촬영소 세트에서 최근 촬영된 「구미호」의 저승장면은 저승사자 69호인 독고영재가 구미호(고소영)를 잡아오라는 명령을 받고 이승으로 향하는 장면으로 영화속에서 약 5분간 나온다.
3백여평으로 비교적 큰 규모인 이 세트에는 이승에서 죽은 이들을 실어온 저승열차와 말 많은 사람들의 혀를 자르는 곳, 그리고 컴퓨터모니터를 통해 저승에 이른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하는 대형 컴퓨터등록대등이 설치됐다. 또 스튜디오의 한쪽 벽면 전체에는 대형장막이 설치돼 저승역을 통과하는 기차의 질주모습이 컴퓨터합성을 통해 투사됐다.
세트에는 모델프라자의 육체미선수 30여명이 특수분장으로 저승야차로 변신, 으스스한 저승분위기를 보여주었다. 단두대를 지키는 판관은 온 몸에 뱀을 칭칭 감았고, 저승에 온 사람들에게 물건을 파는 행상중 약을 파는 장사꾼은 머리에 수십개의 주사바늘을 꽂아 살벌한 저승세계를 연출했다.
「장미빛인생」은 80년대 심야만화방이 무대. 만화방의 여주인(최명길)과 폭력배의 보복을 피해 만화방에 숨어든 건달(최재성)이 주인공이다. 만화방장면은 이달초 영화진흥공사 세트에서 촬영됐다. 30평 남짓한 만화방세트의 3면 벽을 가득 채운 이들 만화책은 제작진이 청계천의 헌책방과 만화도매상 시내 대형만화방등에서 구입한것.
가격은 권당 1백원 미만이거나 공짜로 가져온것이 많아 책값은 총액 1백만원 남짓이지만 제작부와 연출부원 10여명이 일주일간 청계천일대를 뒤져 구입했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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