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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구 사진전 17일부터/카메라에 담은 농촌·서울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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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구 사진전 17일부터/카메라에 담은 농촌·서울의 어제와 오늘

입력
1994.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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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작가 강운구씨(53)가 6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농촌과 서울의 변화상을 통해 카메라 미학으로 시대를 증언한 사진전시회 「우연 또는 필연」이 17일부터 28일까지 학고재에서 열린다. 또 동명의 사진집이 열화당에서 전시회에 맞춰 출간됐다. 20여년 동안 작업실에 묻혀 있다 시간의 때를 벗고 빛을 보는 이번 작품들은 상실되는 농촌사회 전통의 이미지와 산업사회 속 인간의 앞날을 다큐멘터리같이 조명하고 있다. 정적인 풍경의 서정성과 치열한 현실인식의 사실주의가 공존하는 작품 1백33점이 전시되고 1백50여점이 책에 실렸다.

 「초가 앞에 떡 버티어 선 가장의 위엄찬 모습」과 「쟁기질을 못하겠다고 나자빠진 소」의 사진은 가장의 권위가 몰락하고 농부와 소의 화해의 관계가 파탄에 이를 만큼 붕괴된 전통사회에 대한 탁월한 유비다.

 없어진 농촌 공간과 정서, 밀려온 농민과 빈민들로 새로 만들어진 서울의 존재양식 등의 형상화가 작가의 의식을 첨예하게 드러내 준다. 특히 「말뚝에 묶인 개」는 인간의 운명을 압축적으로 예고하는 작가정신의 가능성과 의미를 과시한다. 소설가 조세희씨는 『강운구는 한국에서 백년도 안되는 사진으로 우리 시대의 가장 나빴던 성격인 파괴와 싸웠다. 그의 사진은 그가 지켜낸 영혼을 닮아 아름답다』고 평했다. 739―4937【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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