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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차재호교수 「문화설계의 심리학」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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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차재호교수 「문화설계의 심리학」 펴내

입력
1994.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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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익 억제가 「삥땅문화」 낳아/행동심리학 원용 한국사회 분석/“한국만화 「그림」보다 내용개발에 역점둬야” 서울대 차재호교수(심리학과)가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의 실험심리학 이론을 원용하여 한국문화를 분석한 「문화설계의 심리학」(서울대 출판부간)을 펴냈다. 스키너의 실험심리학은 동물 실험을 통해 얻어진 결과, 즉 동물의 행동원리를 사람에게 적용한 이론이다.

 그는 한국사회의 전통문화를 「삥땅문화」로 규정하고 있다. 사회적 체면상 자신의 이익을 공개적으로 찾지 못하고 눈치보면서 거의 훔치듯이 얻어내는 문화측면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는 실험심리학을 우리 문화현상에 적용한 배경은 이 이론이 인간의 행동문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나아가 올바른 사회개혁의 방법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교수는 『원래 「삥땅」은 50·60년대 시내버스 차장들이 손님에게서 받은 승차요금을 회사에 전부 입금하지 않고 조금씩 착복하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삥땅문화」는 조선말 관리들의 「가렴주구」에서부터 군사정권하에서 기업들의 기부금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사회 현상이 개인보다 가족·지역사회·국가등 「집합」을 앞세웠기 때문에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사회적으로 개인적 가치를 떳떳하게 주장하는 「개인의 선」은 억제되었다. 반면에 겉으로는 공동체를 위한 희생과 봉사를 중시한 「사회의 선」과 내면적으로 잠재해있는 사익추구 욕구가 상충하면서 이러한 삥땅문화가 비롯됐다는 것이다.

 차교수는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오렌지족의 향락풍조나 부모살해라는 패륜행위도 역설적으로 「사회의 선」을 중시해 온 문화적 관행이 가져왔다. 「사회의 선」을 강조해 온 사회분위기로 억눌려온 개인의 욕구가 일시에 분출한 것이다. 이와함께 의식주가 어느 정도 해결된 상태에서 마약·섹스·특이한 음식등 새롭고 자극적인 「강화물」을 찾게 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개인의 선」의 부활이 현대사회의 질서를 잡아 나가는 첫걸음이 된다. 차교수는 그래서 한 사회의 문화를 존속시키는 미풍양속이나 민주적 정치체제와 같은 「 문화적 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개인의 선」과 「사회의 선」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사회개혁·의식개혁의 차원에서 개인의 이익을 확고히 보장해 주고, 사회 안에서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문화설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9년 「프로이트의 자서전」을 편역한 후 5년만에 낸 이 책은 스키너의 행동분석에 관한 이론 부분과 이를 한국사회에 적용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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