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 빗발·대학 “자율역행” 비난/청와대 “내년입시 불변”에 진정 70만 대입수험생과 학부모들을 극도의 혼란에 몰아넣고 각대학과 일선고교 입시학원들은 「조변석개」의 충격에 빠진 하루였다.
대통령교육정책자문기구인 교육개혁위원회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95학년도부터 본고사폐지를 골자로 한 대입제도 긴급대책안을 발표하자 신문·방송사에는 실시시기등을 묻는 전화가 쇄도했으며 대학과 고교에서는 긴급대책회의가 열리는등 엄청난 파문이 일었다. 그러나 이같은 파동은 청와대가 이날 하오6시께 『내년실시는 어렵다』고 공식발표하자 겨우 진정됐다. 7시간동안의 해프닝이었다.
본고사를 준비중이던 수험생들은『입시일을 6개월여밖에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이같은 극약처방을 내리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본고사 시행대학들은 대부분『4년여의 연구검토과정을 거쳐 확정한 대입제도를 올해 한번 시행해보고 또다시 뜯어고치는 것은 대학자율화에도 역행하는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서울대등 상위권대학들은『수능시험의 변별력이 낮아 본고사를 치르지 않고는 우수 학생을 가려 선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는 이 날 하오2시부터 김종운총장주재의 대책회의를 열고 교개위의 대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서울대는 이와 함께 빠르면 6월말께 본고사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한「96학년도 이후 중장기 입시계획안」을 발표키로 했다. 서울대 최명교무처장은『이번 대책안은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조치』라며 『대학의 의견은 한마디도 듣지 않고 입시 6개월전에 전격적으로 대입제도를 바꾸려는 교개위의 결정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변별력이 낮은 내신성적과 수학능력시험만으로는 각 대학이 필요로 하는 학생을 뽑기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고 『본고사를 폐지키로 한 명분인 고액과외는 시험이 존재하는 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김학렬교무처장도 『조만간 본고사 출제위원회를 가동하는등 본고사를 위해 대학의 입시관리체제를 개편했는데 갑작스레 본고사를 폐지한다니 당황했었다』고 말했다. 김처장은 『지난해 입시를 토대로 수학능력시험과 본고사의 변별력을 분석한 결과 수학능력시험의 변별력은 본고사 한 과목정도에 불과했다』며 『96학년도부터의 제도개편도 폭넓은 의견수렴과정을 거쳐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동고 이완형교사(46)는 『교육정책이 일관성이 없어 수험생과 교사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며 『내년입시는 그대로 시행하기로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종로·대성학원등 본고사 대비 입시학원등 각 입시학원에도 비상이 걸렸다. 학원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전격적으로 시행된다면 엄청난 후유증을 몰고 왔을것』이라며『유예기간을 충분히 두기로 한것은 잘한일』이라고 말했다.【최성욱·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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