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광고 급증… 올 1분기에만 6백80억원/일부선 “독자들 선택 안목 해친다” 시각도 「광고가 베스트셀러 만든다」
이 말이 실감날 정도로 최근 1∼2년 사이에 신문과 TV를 비롯한 언론매체에 출판광고가 눈에 뛰게 급증하고 있다.
신문에 전면 또는 5단통단으로 자주 등장하는 출판광고는「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개뿔」 「원균」 「탄」 「개미」 「황토마루」 「은명기」 「뮌헨의 노란 민들레」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으며 대부분이 베스트셀러이거나 베스트셀러 대열로 향해 가고 있다.
물론 대규모 출판사가 출판광고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으며 베스트셀러를 만드는데 출판광고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출판계에서는 출판광고에 대해 긍·부정적인 시각이 엇갈리고 있지만 대중성 확보가 어려운 학술·교양등 단행본 출판사들은 출판의 균형이 대중 출판 위주로 기우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출판계 속사정에 정통한 한 출판인은 『출판계에서도 광고가 판매의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았으며 여기에는 출판계의 무한경쟁 환경이 크게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즉 국내의 8천여개 출판사에서 매년 3만여종에 달하는 신간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광고를 하지 않으면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없고 결과적으로 일주일도 안돼 서점에서 밀려난다는 것이다. 4천∼5천개로 추산되는 전국 서점의 평균 매장규모가 15평정도로 1만권의 책을 진열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책 종류는 기간본과 신간을 합쳐 15만∼20만종으로 파악된다는 것이 출판계의 분석이다. 이는 일반서점에 진열되는 책은 유통규모의 15내지 2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와 함께 서점이나 필자의 압력도 출판광고를 부추기는데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서를 객관적으로 선정하는 권위있는 기관이 거의 없는 현실을 감안 할 때 광고는 독자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서점에서는 광고를 하지 않으면 책을 진열하지 않겠다고 압력을 가하는 경우도 흔하다. 필자들도 같은 이유로 광고압력을 가한다.
출판계에서는 출판광고의 급증은 독자 스스로 필요한 책을 고르는 안목이 결여될 정도로 독서문화 수준이 낮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나아가 출판사 볼륨에 비해 광고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출판계의 광고비는 약 2천1백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전체광고비 2조7천억원의 9%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또 지난해 전체 광고증가율이 11.5%였으나 출판광고는 전기 전자(38.73%)에 이어 두번째인 37.4%로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분석한 올 1·4분기 주요출판사의 광고비(신문 TV 라디오 잡지) 지출 규모를 보면 웅진출판사가 28억2천여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재능교육(26억9천여만원) 대교(26억4천여만원) 고려원(20억9천여만원)순으로 광고비 지출이 많았다. 이 기간중 국내 전체업계의 광고비는 7천5백6억여원이며 이 가운데 출판광고비는 9%가 넘는 6백80억원에 달했다.【이기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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