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받고 숨진 어린이 2명의 사인을 「과민성 쇼크사」라고 발표했다. 「1천만명중 1명꼴」로 나타날 수 있다는 뇌염백신 부작용이 같은 병원에서 백신을 맞은 어린이 3명에게 동시에 나타나 2명이 숨졌으니 어림잡아 「1백조분의 1」의 확률을 지닌 가능성이 현실화됐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세계의학사에 극히 희귀한 사례로 기록될 만한 일이 실제 발생했다는 결론을 국민들이 선뜻 믿어 줄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보사부의 사고후 행태를 기억하는 국민들은 강한 불신감을 그대로 갖고 있다. 보사부는 당초 백신사고가 발생하자 원인이 규명되기도 전에 문제가 된 제일제당백신을 비롯한 모든 백신이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 급한 불을 끄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었다. 유사증세환자가 잇달아 발생하는데도 『백신부작용과 관련이 없다』는 보도자료를 내기에 바빴다. 그러면서도 정작 사고원인규명은 예방접종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맡겨 놓은채 스스로 의료전문가들을 동원해 원인을 밝히려는 노력은 없었다.
보사부는 지금도 『접종기피로 인한 다수의 뇌염감염 위험이 더 큰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1백조분의 1」확률이 현실화됐다는 결론을 가지고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백신공포」를 씻기는 어려울 것이다.
백신 사고의 영향으로 아직 2백만명의 어린이가 접종을 받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말의 접종률이 1백%에 가까웠던 것에 비춰 보면 극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어린이들의 부모들은 백신을 맞히자니 사고날까 두렵고, 피하자니 뇌염에 걸릴까 걱정이어서 그야말로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의사들은 『예방접종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어떤 예방주사든 부작용은 현대의학의 어쩔수 없는 한계이며, 접종을 안해 뇌염에 걸려 숨질 확률이 접종사고로 사망할 확률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지난일의 시비를 가릴 시간은 없다. 보사부는 접종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학교로, 거리로, 아파트로, 어린이들이 있는 곳마다 찾아가 예방주사를 놓아주는 「총력접종」을 서둘러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