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반도체 대호황 언제까지 갈까/세계품귀지속… “당분간 순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반도체 대호황 언제까지 갈까/세계품귀지속… “당분간 순항”

입력
1994.06.13 00:00
0 0

◎올수주액 지난해보다 80%이상 급증/「4메가D램특수」주춤할 연말부터 고비/일반격·시장포화대비 품질고급화 할때 반도체산업이 질주하고 있다. 올해 국내 반도체산업은 「단군이래 최대호황」이라고 했던 지난해보다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들어 반도체수주액이 지난해보다 80% 이상 늘어나 물량대기가 벅찰 정도로 초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전세계 반도체시장의 4메가D램 품귀현상은 올해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세계 컴퓨터시장이 20% 가까이 양적 팽창을 하고 있는데다 고용량 윈도형 컴퓨터 수요도 크게 늘면서 세계 반도체시장은 4메가D램의 공급절대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 4메가D램은 바로 우리 반도체업체들이 주력생산하고 있는 제품이다.

 또 메모리반도체분야의 절대강자인 일본이 올해도 여전히 엔고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국내 반도체산업은 당분간 쾌속순항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4월까지 모두 12억5천5백달러를 수출해 전년동기(6억8천9백만달러)에 비해 수출이 82.1% 급증했다. 현대전자도 4월말 현재 모두 4억4천만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수출해 전년동기보다 63%의 높은 신장세를 나타냈다. 금성일렉트론도 전년동기대비 45% 늘어난 4억4천만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수출했다. 이런 기세라면 연초 세웠던 단일품목 1백억달러 수출목표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호황의 「끝」은 어디인가. 업계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데 당분간은 현재와 같은 호황을 누릴 것이지만 내년초 쯤에는 호황을 가로막는 요인들도 나타날 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일본의 노무라연구소는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세계컴퓨터시장이 조만간 포화상태에 이르는데다 연말부터 4메가D램을 대체할 16메가D램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를 반도체강국의 위치로 떠받쳐준 「4메가D램 특수」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엔고가 언제까지 일본의 견제를 막아줄 바람막이로 작용해줄지도 의문이다.

 다행히 16메가D램은 현재 우리가 일본보다 먼저 반도체시장에 참여, 현재 50%의 점유율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반도체왕국의 실지를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일본이 올 하반기부터 16메가D램시장에 본격 참여할 예정이어서 양국 반도체업체간에 사활을 건 격돌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올해에만 수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16메가D램 생산라인 증설에 쏟아붓고 있는 국내업체들은 일본과의 전면전을 앞두고 승부를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내심 불안해하는 눈치다. 반도체산업중 투기성이 가장 강한 메모리분야가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나 된다. 특히 D램은 라이프사이클이 길어봐야 3∼4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짧은 기간에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모두 회수해야 하는 일대 「도박」을 벌여야 하는 것이 메모리분야에만 치중돼 있는 우리 반도체산업의 실상이다.

 그나마 D램만 놓고 보아도 생산기술과 가격경쟁력을 빼면 별로 내세울게 없다. 일본과 비교해 품질 설계기술 특허 설비등 전 분야에서 모두 열세에 있다. 반도체장비는 90% 정도를 수입해서 쓰고 있는 실정이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증권가의 격언이 반도체산업에서도 불변의 진리로 통한다. 「과감한 투자」에만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의 주대영 책임연구원은 『지금이야말로 사업다각화와 함께 품질을 고급화하는등 질적인 성장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김병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