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염가매장 봇물… 외국사도 속속상륙/상시 할인·창고형에 회원제까지 유통업계에 조용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더 싸게, 더 크게, 더 편리하게…」를 외치며 새로운 형태의 유통업이 등장하고 있다.
화려한 매장, 비싼 가격, 고급 상품, 유사한 층별구성 등 백화점일변도의 유통시장에 할인전문점, 창고형 도소매업, 회원제점포 등 신세대 유통업체가 일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기상천외한 얼굴을 가진 외국업체들이 속속 상륙하고 국내 대기업들도 앞을 다투어 유통업에 진출, 유통시장의 변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말 서울 도봉구 창동에 문을 연 E마트는 창고형 할인매장. 즐비한 철제선반들에 물건더미를 천장까지 쌓아놓고 판매원도 없이 꾸러미단위로 판매한다. 식품 생활잡화 등 공산품이 주종이며 진열비용 시설비 서비스료 포장비를 절감해 소매가를 대폭 낮춘게 특징이다. 6만원짜리 안락의자가 3만5천9백원, 3천6백원짜리 피죤이 2천7백40원에 판매되는 등 일반 유통업체의 가격보다 최소 10%에서 최고 55%까지 싸다.
종합의류메이커인 이랜드그룹이 지난 4월 서울 당산동에 문을 연 「2001 아웃렛」은 타사 브랜드는 물론 헌트 브렌따노 등 10여개에 이르는 자체 의류브랜드의 이월상품 또는 재고품만을 모아 상시 할인판매하는 디스카운트 스토어. 최고 50%까지 할인되며 지하매장에서는 농축산물도 산지에서 직송해 염가판매한다. 고급 부티크업체들도 전문 아웃렛매장을 만들어 고객을 부르고 있다.
올 가을에 선보이게 될 신세계직영 프라이스클럽(서울 양평동 경인고속도로입구)은 도매가중에서도 최저가를 선언한 창고형 도소매업체로 회원으로 가입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신세계는 또 내년 9월까지 인천시 갈산동 「주영 코만」상가에 E마트를 추가 개점하고 가전양판점, 문구·CD전문점, 아동용품·가구·중저가의류전문점 등과 수영장·문화센터·금융기관·식당가 등을 유치해 인천 북구·남구·중동·부평 상권을 장악하는 「카테고리 킬러형 전문점 복합체」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이곳에서 불과 5 떨어진 인천시 송림동에는 외국수입상품을 중점 취급하는 「현금 무배달 할인도매 전문점」(한국 마크로사)이 95년 들어설 예정이어서 일대격돌이 예상된다.
24시간 편의점업계에도 농수축산물편의점을 비롯, 휴게실과 사무실 세탁소 등의 기능을 갖춘 「전문편의점」시대가 열리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는 「이븐 마트」라는 농수축산물편의점이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고 인천시 용현동에는 각종 자동판매기를 모아 놓은 벤딩휴게편의점이 등장했다.
서울 삼성동 「한코스그래픽스」는 각종 사이즈의 색채별 복사에서부터 제본 코팅은 물론 회사나 상품의 설명자료제작, 팩스 및 모뎀을 통한 송수신업무대행을 해주는 사무편의점이고 신사동 사거리 「인플라워」는 24시간 간편한 식사와 휴식공간을 제공해주는 휴게편의점이다.
이밖에도 삼성그룹이 최근 초대형 셀프서비스 염가매장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고 삼천리 코오롱그룹 선경유통 제일제당 해태제과 등이 새로운 형태의 유통업진출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외국사의 경우도 네덜란드의 다국적기업인 카프사가 분당등 신도시에 하이퍼마켓을 짓기로 한데 이어 미시어스백화점이 대중양판점 개점을 추진중이다. 웨테루, 플레밍등 미기업들은 코오롱상사 선경유통등 국내 굴지의 기업을 파트너로 삼아 종합식품도매업의 진출도 꾀하고 있다.【남대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