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백자·회화 등 1백29점 선봬/중앙박물관서 내일부터 고희를 넘긴 재일교포가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 평생동안 집념을 갖고 수집한 일본 속의 우리 문화재들의 귀향전이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4일부터 7월31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는 「김롱두옹 수집문화재 귀향 특별전」이 그것이다.
이 전시회에는 교포실업가 두암 김용두씨(71·천리개발주식회사 회장·일본 병고현 희로시 거주)가 수집한 우리 문화재 1천여점 가운데 대표적인 도자기와 회화 1백29점이 전시된다.
회화는 산수화, 인물화, 화조화, 불교회화, 서예작품 등이며 도자기는 고려청자에서부터 조선후기의 청화백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도자기는 청자 22점, 분청사기 27점, 백자 45점, 흑유자 1점 등 모두 95점이 전시된다. 청자는 22점에 지나지 않지만 그 수에 비해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항아리, 탁잔, 접시, 병, 편호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청자가 망라돼 있으며, 시문방법도 음각·양각·양인각·상감·철화·철재기법 등이 다양하게 쓰여 청자의 모든 것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특히 뚜껑 위의 농문과 몸통에 산수문양이 시원스럽게 그려져 있는 「운롱산수문연갑」(청화백자)은 독특한 모양과 문양으로 황금기를 구가했던 조선후기 문방구류들 가운데서도 빼어난 명품이다.
또 안정된 형태와 빼어난 문양이 돋보이는 「박지모단당초문편병」(분청사기)은 이미 일본에서도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명품이고,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란국괴석문호」(청화백자)는 그 종류가 많지 않은 희귀품이다.
또 김용두옹이 비교적 늦게 수집에 나선 서화는 조선중기의 대표적 화가인 김명국의 「수로도」, 14세기말 진현도인이 그린 「사경변상도」, 정조의 「칠언율시」 등 34점이 전시된다.
1922년 경남 사천의 어촌에서 태어난 그는 여덟살 때 가난을 이기기 위해 도일을 결심한 부친을 따라 현해탄을 건넜다. 3남3녀 중 장남이었던 그는 젊은 시절 신문배달·막노동 등을 전전하며 어렵게 경제적인 기반을 잡자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일본에 있는 고국의 옛 물건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일본에서 신석기시대 토기로부터 도자기, 회화, 불교조각, 금속공예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고미술품을 포괄한 두암 컬렉션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고희를 넘어선 늙은이의 조국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 수집품들이 조국의 겨레 앞에 드러내 보이게 돼 즐겁기 그지없다』고 말했다.【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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