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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시아 새유럽 「이몽」/윌리엄 파프 미 칼럼니스트(해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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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시아 새유럽 「이몽」/윌리엄 파프 미 칼럼니스트(해외칼럼)

입력
1994.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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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와 서방세계와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모스크바가 「가까운 외국」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듯 제국을 형성했던 제정 러시아시대의 국내의 전통적인 이익과 그밖에 지역에서의 이익을 명확하게 구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워싱턴의 일부 인사들은 러시아의 팽창주의와 부활하는 제국주의를 크게 불안해 하고 있지만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러시아가 구소련내 분쟁지역에서 경찰역할을 수행하거나 심지어 미국과 동맹을 맺고 「중국에 대한 봉쇄정책」에 동참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대부분의 생각들은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면도 없지는 않다. 결과적으로 미국정책은 일정한 원칙없이 불규칙적인 반면 러시아정부는 국내의 정정불안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의 애매모호함을 나름대로 이용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동유럽국가들을 보호한다는 이상적인 발상은 약간은 모험적이고 냉소적인 생각이다. 모스크바는 서방세계가 동유럽국가들에게나토가입을 권유하는 것이 러시아의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적대적인 행위로 간주된다는 것을 워싱턴에 확실하게 납득시켰다.

 이에 워싱턴은 「평화를 위한 동반자계획」이라는 애매모호한 제안을 대응카드로 내놓았다. 모스크바는 자신들도 역시 동반자계획에 가입하기를 원하지만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강대국임을 감안해 「특별한 지위」를 부여해 줄 것을 요구했다. 왜냐하면 그 계획은 기존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다.

 구소련내에서 러시아는 신생독립국들이 독립을 아예 경험해보지 못했거나 경험했더라도 단명으로 끝났다는 사실에 신경을 쓰고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90년에 독립을 선언했으며 아직까지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벨로루시처럼 과거 우크라이나는 슬라브족이 거주하던 지역이었으며 대러시아, 폴란드, 리투아니아인들과 함께 투쟁했다.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는 19세기에 들어서야 겨우 분출됐을 뿐이다. 11세기와 제1차 세계대전사이의 오랜 역사동안 독립국가를 이룩한 사실이 결코 없으며 제정이 붕괴된 1917년에도 독립을 쟁취하려는 노력은 단명으로 끝났다.

 이와 반대로 발틱국가들은 량세계대전 사이에 독립을 쟁취했으며 리투아니아는 13세기에 통일국가를 이룩했다. 14세기에는 러시아와 통합돼 발트해에서 흑해에 이르는 거대한 러시아제국을 구축하기도 했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는 항상 중앙유럽과 스칸디나비아반도의 핀란드와 관계를 맺어 왔는데 특히 에스토니아인들은 핀란드인들과 같은 혈통의 민족이었다.

 독립에 대한 그들의 주장은 합리적인 것이어서 오늘날 모스크바는 러시아내 소수민족의 지위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나라의 독립은 인정하고 있다.

 미국은 소련의 붕괴로 인한 모든 국가들의 독립을 원칙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효과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자치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회의가 일어나는 것은 어쩔수 없다. 지역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혼란속에서 러시아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볼수도 없다. 우리는 소련의 붕괴뿐만 아니라 사실상 3백년 역사를 가진 제정러시아 제국의 붕괴도 동시에 겪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러시아의 해체가 서방의 이익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으며 서방의 간섭도 결코 신중하지 못한 정책이었다.

 클린턴 미행정부는 이러한 관점들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이에 비해 모스크바는 이러한 역사와 의미를 확실하고도 완전하게 이해 하고 있다. 이것이 냉전이 남긴 것이다. 냉전이 서방의 승리로 끝나면서 스탈린이 강제로 빼앗아갔던 폴란드, 루마니아,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불가리아, 동독등의 독립을 다시 찾았다.

 그들을 그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현재로서의 미국과 서부유럽의 공통이익인 것이다. 또한 서방세계의 우호적인 이해속에 국경을 유지하고 이웃국가들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러시아에도 이익이었다. 따라서 지금도 그들의 주변 국경지역에 위성국가를 건설하려는 러시아의 노력은 정당성이 없다.

 새로운 러시아가 역사적 존재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이나 그들자신이 통치할 수있는 능력을 입증한 국가들과 아직 그들자신의 능력을 보여준적이 없이 특별한 지위를 원하는 나라들과의 차이점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면 논리적으로 이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나토에 의한 동유럽국가들의 안보보장은 큰 실패로 끝날 수 있다. 러시아는 그들의 이웃국가들에 대한 특수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으며 서방세계는러시아가 이러한 주장을 포기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새로운 유럽질서구축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정리=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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