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국 「북 보호자」 재천명 국익저해 될수도(세계의 조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국 「북 보호자」 재천명 국익저해 될수도(세계의 조류)

입력
1994.06.13 00:00
0 0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은 지난 7일 최광 북한인민군 총참모장에게「량국의 량당의 그리고 량군대의 확고한 우호관계」를 재천명했다. 북핵문제가 미묘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만큼 그의 이같은 우호적인 언사는 중국원로들의 높은 점수를 땄는지 모른다. 강주석의 이같은 발언은 평시라면 등소평사후 자신의 후계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해석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의 보호자로 나설 생각이라면 이는 결과를 생각지 못한 단견에 불과하다. 현재 북한은 국제법을 조롱한 죄로 국제사회의 제재위협을 받고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김일성에게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평양과 유엔사이에서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는 중재자역을 맡으려고 기대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중국은 조만간 김일성과 국제사회사이에서 보다 분명한 선택을 해야할 때가 올것이다.

 잘못된 정책결정에 따른 잠재적 비용은 엄청난 것이다. 오랫동안 모택동의 고립주의와 외국인 혐오주의를 경험했던 중국은 이제 세계와 교류의 물꼬를 가속하고있다.그러나 김일성을 편드는 것은 중국의 장기적 국익을 저해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우선 서방국들은 중국이 정말로 믿을만한 나라인가를 자문하기 시작할 것이다.기술이전을 감시하는 냉전기구는 아직도 작동하고있다. 중국이 불온한 핵 파워와 관계를 맺는 것은 스스로 제재의 표적이 되는 결과를 잉태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위협으로 야기된 지역차원의 전략무기 경쟁에서도 이득을 얻지 못할 것이다. 일본과 한국은 기술우위에 있으므로 무기경쟁을 한번 시작하기만 한다면 중국보다 훨씬 유리할 수 있다.이들 두국가는 부유하며 미국의 지원을 받고있다. 반면에 가난하고 고립된 중국은 기껏해야 러시아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북경은 군사와 동맹관계의 두측면에서 궁지에 몰릴 것이다.

 미래를 보는 혜안이 있다면 중국지도자들은 그들의 지정학적 안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북경정권에게는 김일성의 미래보다 중국의 미래가 더 중요할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중국공산당은 지금 원로들을 달래서 은퇴시키지 못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국 원로들은 김일성에게 진정한 유대감을 느끼고 있는 것같다. 김일성을 버리는 것이 모스크바가 호네커나 동구 독재자들을 등졌을때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의 미래를 핵문제로 위협을 일삼는 북한에 맡겨둘순 없지않은가.【정리=유동희북경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