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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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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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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산훈련소는 기성세대에 고우나 미우나 추억의 땅이다. 수용연대의 두려운 첫날밤, 입에 깔깔한 첫 병영식사, 고된 훈련, 그리고 나서 배출대에 닿아야 신병의 딱지가 붙었다. 이곳의 세태도 밖의 세계처럼 변화가 많았다. 처음엔 면회장이나 주보에서 술도 마시며 흥청거렸다. ◆그후 입소시의 용돈지참이 금지되었다. 군생활에서 용돈은 쓰지도 말고 필요도 없다는 조치였다. 사병들 가운데엔 절약파 알뜰파가 많았다. 입대에서 제대까지 쥐꼬리 「졸병」봉급을 고스란히 모아 목돈을 만들어 귀가하기도 했다.◆신세대인 요즘 사병들과 비교하면 천양지차가 난다. 사병봉급이 1만원쯤이어서 크게 모자라는 형편이다. 그래서 예금통장을 갖고 부모의 원조를 받는다고 한다. 한달 평균 3만∼5만원, 많게는 10만원짜리도 있다는 것이다. 「군대 간 자식까지 뒷바라지 해야 하나」라는 푸념이 없지 않다고 들린다. 사실 1만원 갖고 군것질이나 하겠는가. ◆같은 또래의 신세대인 대학생의 한달 용돈은 평균 20만원선으로 조사되었다. 군대에 간 아들, 대학에 다니는 자녀에게 이만한 용돈을 대주는 부모의 고달픔을 알만하다. 게다가 과외비나 겹치면 견디기 어려울만큼 쪼들릴 수밖에 없다. ◆궁핍의 시대를 겪은 기성세대의 잣대로 오늘의 신세대 풍속도에 대한 시비를 가릴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절약과 절제의 미덕을 일러주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의문이 생긴다. 자녀를 향해 「용돈을 끔찍이 아껴쓰라」는 당부 한마디는 결코 잔소리가 안된다. 자식은 키우기에 달렸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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