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50여명과 함께 살풀이·승무등 선사 승무와 살풀이춤의 인간문화재 우봉 이매방(67)이 10년만에 큰 춤판을 마련했다. 이매방은 13일부터 18일까지 「춤 60주년기념 특별 대공연」을 갖는다. 그는 제자들과 함께 하는 이번 공연에서 우리 춤의 정신과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생각이다.
공연은 13∼14일에는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16일에는 부산문화회관 대강당에서, 18일에는 마산 실내체육관에서 각각 펼쳐진다.
지금까지 그는 내면적인 아름다움, 어여쁨, 애처로움이 조화된 곡선의 춤사위를 가꿔 왔다. 84년에 이어 10년만에 다시 펼쳐질 이번 춤판이 다시금 한국무용의 얼과 뿌리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스승의 춤판에 동참하는 제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승무―장구춤―허튼춤―흥춤(제1부), 살풀이춤―검무―태평무―보령승무(제2부) 등으로 이어지는 이번 공연에는 김진홍(부산시립무용단장), 송수남(단국대교수), 채상묵(명지대교수), 국수호(중앙대교수), 임이조(백제대교수) 등 50여명의 제자들이 출연한다.
그는 이번 공연을 마지막 무대처럼 여기고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무대 의상을 손수 만드는등 아침부터 밤까지 춤판만을 생각한다.
『기력이 있을 때까지 춤을 추겠지만 사람일이란 내일이라도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고…. 다 큰 제자들과 함께 춤을 추고 싶었어. 또 아름다움이 옅어져 가는 우리 무용계에 새로운 무엇을 심어 주고 싶기도 하고』 그는 우리 무용에 대한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이번 춤판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매방은 승무와 살풀이춤의 주요무형문화재이다. 한때는 북의 일인자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던 그는 평생을 춤을 위해 살아왔다.「계집애」라는 놀림을 당하던 7세때부터 당대의 유명한 평양기생들 틈에서 춤을 배웠고 10대 초반 중국으로 건너가 전설적인 경극배우인 매란방을 사사하기도 했다. 오늘의 이매방이 되기까지 춤을 배우고 전수하기 위해 그가 겪은 일들은 잘 짜인 소설처럼 흥미롭다. 「욕쟁이」 「사자이빨」 등으로 불리며 인생을 직선적으로 살아 온 그는 곡선적인 그의 춤을 젊은이들이 좋아해주길 바라는 소박한 「춤꾼」이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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