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예맨 재분단 가능성 고조/전황교착… 북측 무력통일 한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예맨 재분단 가능성 고조/전황교착… 북측 무력통일 한계

입력
1994.06.10 00:00
0 0

◎주변국이해 대립·국제적 휴전압력도 작용 예멘의 재분단이 사실상 굳어지고 있다.

 지난달 4일 쌍방 전투기들의 교전으로 전면전에 들어간 내전이 한달여를 넘기면서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의 휴전압력이 높아지고 특히 남북의 주민들도 지루한 소모전에 염증을 내면서 반전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유엔이 지난 1일 휴전촉구 결의안을 채택한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예멘주변의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도 지난 5일 같은 주문을 했다. GCC 회원국들은 특히 남예멘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는 북예멘을 겨냥, 유엔의 휴전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전황도 지지부진하다. 남예멘의 수도 아덴북방 20지점까지 진격한 북예멘군은 남군의 강한 저항때문에 더 이상 내려가지 못한 채 공방전만 거듭하다 6일 일방휴전을 선언하고 다음날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에게 휴전약속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북측의 휴전선언은 사실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그보다는 교착상태의 전황을 깨기 위해 시간을 벌어보려는 속셈이 엿보인다. 아덴만 함락하면 전쟁에 승리한다는 것을 아는 북예멘측으로서는 아덴의 코앞에서 전투를 중단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 총공세로 이참에 확실한 무력통일을 꾀하려는 속셈이다. 

 그간의 휴전제의나 분리독립 선언은 처음부터 수세에 몰린 남측에서 나온 것이고 초반에 승기를 잡은 북예멘은 그동안 전투를 계속할 것을 다짐해온 터이다. 실제로 6일의 휴전발효 6시간만에 전투가 재개됐다. 남측은 북예멘이 짧은 휴전기간을 틈타 병력과 장비를 재집결시켰다고 비난했다.

 현 상태에서 휴전은 남예멘을 살려주는 셈이고 그것은 곧 재분단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그러한 가능성을 가름하는 변수는 북예멘군의 전투력과 주변국의 이해관계이다.

 북예멘이 남측의 저지선을 뚫고 아덴을 차지한다면 재통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남예멘군이 전력면에서 다소 뒤지지만 아직도 공군력과 미사일이 건재해 아덴함락이 그리 쉽게 될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일부 주변국들이 남예멘을 물심양면에서 강력 지원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같은 GCC 회원국들이 북예멘에 가하는 압력에는 지난 90년 걸프전때의 구원이 묻어있다. 당시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을 비난하며 반이라크 연대를 형성했던 이들 나라는 통일된지 석달밖에 안된 예멘이 이라크편을 들었던 것을 잊지 않고 있다. 현재 북예멘을 이끌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대통령은 이때부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함께 이들 나라의 공적으로 찍혔다. 

 사회주의체제였던 남예멘은 냉전시대에는 친미성향의 사우디아라비아등 군주국 왕족들에게 경계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강한 이웃나라」의 탄생을 원치 않는 이들의 지원을 받아 북예멘의 공세를 막아내는 형상이다.

 한편 자본주의체제였던 북예멘은 지금은 반미성향의 이라크 수단 리비아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예멘의 휴전선은 아랍세계의 이해관계를 양분하는 선이라 할 수 있다.【오미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