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첨단혁명·생활혁명/재택근무·홈쇼핑·홈뱅킹·홈진료 모든 것 “안방서” 무역회사 직원 이모씨(33)는 출근하지 않는 회사원 생활을 하고 있다. 첨단정보통신기기들을 이용하면 회사에 나가는 것보다 더 큰 효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거실에 설치된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직속 상관과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영업실적보고등은 1초에 신문 수십만장 분량의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는 컴퓨터망을 이용하고 있다.
집을 나서면 손목시계보다 약간 큰 휴대용 컴퓨터단말기(PDA)를 이용,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연락을 하며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담뱃갑만한 개인휴대통신(PCS)기기로 고객·회사동료들과 시시각각 정보를 교환한다.
주말엔 영화관에 가는 대신 전화로 번호만 누르면 원하는 최신 영화가 초대형 고화질TV(HDTV)에 나타나는 주문형 비디오서비스를 가족과 함께 즐긴다. HDTV속의 친구들을 보며 원격파티를 열기도 한다.
무섭게 발전하고 있는 정보통신분야가 창조해낼 2000년대 생활상의 한 단면이다. 미래의 정보통신을 점치는 수많은 논문·서적의 공통된 예측은 2000년대의 정보통신이 컴퓨터 통신 오디오비주얼(AV)등이 결합된 멀티미디어와 이동통신의 보편화로 탈바꿈하리라는 것이다.
정보통신분야의 미래상은 다른 부문에 비해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갖고 있다. 정부는 이미 2015년 완료를 목표로 연차적으로 45조원을 들여 각 가정과 관공서, 기업등을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꿈의 정보통신세계를 여는 기초공사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미할리우드영화에서나 보아온 장면들이 속속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우선 집에 앉아 스위치 조작만으로 오락 쇼핑 의료 금융 행정민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통신이 96년부터 본격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주문형비디오는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아 이때쯤 비디오대여점이 자취를 감출 지도 모른다. 컴퓨터 게임도 원거리의 상대와 즐길 수 있는 원격게임이 상용화한다. 소비측면에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와 TV화면으로 제품을 선택·구매하는 홈쇼핑, 컴퓨터망을 통해 계좌개설·이체등을 처리하는 홈뱅킹등이 편리성 덕분에 급속히 확산될 것이다.
첨단정보통신은 또 초고속정보통신망과 컴퓨터를 통해 서울종합병원의 유명의사로부터 상세한 진찰을 받는 원격의료를 가능케 한다. 컴퓨터망으로 민원서류를 발급받는 등의 전자민원서비스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이 대도시 행정기관에 설치되는 97년께부터 이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에서는 기존 휴대용 전화기보다 값 싸고 크기가 작은 개인휴대전화가 무선호출기보다 더 빠르게 대중화할 전망이다. 개인휴대전화는 96년부터 데이콤과 한국통신이 시범실시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동중에도 컴퓨터작업과 송·수신이 가능한 휴대형 컴퓨터단말기가 실용화되면 컴퓨터이용의 일대 변혁이 초래된다. 이들 이동통신기기를 미국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 저궤도 위성시스템에 연결하면 지구촌 어느 곳과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다.【김동영기자】
◎2010년의 컴퓨터/2명당 1대꼴 보유… 음성으로 조작
「2010년 개인용 컴퓨터 보급대수 2천5백만대」. 93년말 현재 4백만대로 추산되는 PC보급대수를 바탕으로 연평균 20% 증가율을 고려, 추계한 수치이다. 2010년에는 컴퓨터가 2명당 1대꼴(남한인구 기준)로 보급돼 우리 사회의 생필품이 된다.
2000년대에는 하드웨어의 급격한 발전외에 컴퓨터 작동방식의 획기적 단순화도 예견된다. 현재의 음성·영상인식기술로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과 행동을 인식하기 어렵지만 인공지능 분야의 자연어 처리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는 추세여서 2천년대에는 이 기술이 상용화할 것으로 학계는 전망하고 있다.
컴퓨터가 사람처럼 보고 들을 수 있는 영상·음성인식기술이 상용화하면 사용자는 컴퓨터를 작동하기 위해 키보드로 명령을 입력할 필요없이 음성으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다. 이 경우 컴퓨터문맹이라는 말도 사라지게 된다.
또 21세기에는 컴퓨터기능은 물론 무선호출 팩스등의 무선데이터통신기능까지 할 수 있는 초소형 모빌컴퓨터가 지금의 휴대전화처럼 일상화할 것이다.
현재 미전자업계는 차세대 가정용 단말기시장을 놓고 가전업계에선 대화형 TV, 컴퓨터업계에선 멀티미디어PC를 개발, 한판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결국 이들중 승자가 21세기 정보고속도로를 통해 제공되는 각종 황금시장을 독점하게 될 전망이며 우리나라도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홍덕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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