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능·다기능 “꿈의주택”… 무공해·「제로에너지」도 추구 6년 뒤로 다가온 2천년대에는 가정에도 생활혁명이 일어난다. 천의 얼굴을 가진 새로운 일상이 몰려온다. 출퇴근지옥, 3D노동, 번거로움과 잡일이 사라지는 홈 토피아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21세기 초산업사회 주택의 핵심은 「고기능」과 「제로(ZERO)에너지」,「환경친화」로 압축된다. 첨단화를 선도하는 정보통신물결은 가정의 개념부터 바꾸어 놓는다. 『산업사회의 핵가족시대가 저절로 사라지고 각종 영상·통신기기가 멀리 떨어져 생활하는 가족들을 수시로 연결해주는 「전자 대가족시대」가 열린다』는게 대다수 학자들의 전망이다.
사회활동단위도 가정으로 수렴된다. 아직은 걸음마단계인 재택근무, 홈 쇼핑, 홈 뱅킹, 홈 진료, 가정학습이 일반화되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통한 화상회의, 학교수업은 물론 건강진단, 쇼핑, 입출금, 심지어 친목대회까지 가능해진다.
삼성건설기술연구소 김동혁박사는 『가정의 다기능화로 인해 교통지옥, 출퇴근전쟁의 자연적인 해소는 물론 연료절감, 공해방지효과도 저절로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의 지능도 갈수록 높아진다. 전형무동아건설산업(주) 주택사업본부장은 『외출해서 전화 한 통화만 걸면 밥짓고 빨래하고 목욕물을 데우고… 귀가 1분전에 불을 밝혀놓고 레코드판을 돌리기 시작한다.
도둑이 들거나 불이 나면 경찰서나 소방서에 알아서 신고하고 원격 검침, 주차관리를 척척 해준다』고 미래주택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주택과 가구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건설업체 대신 전자사가 주택산업을 선도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핸드폰, 초소형 팜탑 컴퓨터와 같은 「유목상품(NORMADIC OBJECTS)」이 일반화되며 TV, 오디오등 가전제품이 벽걸이처럼 얇아져 주택공간을 넓혀준다.
이런 꿈의 주택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의 AT&T, 홈오토메이션사등은 3천5백∼5천달러에 일반주택을 하이테크주택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밤 사이에 비가 왔는지를 살펴 아침마다 정원에 물을 주고 노인이 일정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응급실에 연락해주는 똑똑한 집이다. 6년만 기다리면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이런 집에서 살 수 있다. 가사로봇도 2000년 이전까지 1백만∼1백50만원대에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세기 주택에는 자동화외에 「그린」기능이 강조된다. 석유와 전기에너지를 대신해 태양열과 지열등으로 자체에너지를 확보하고 공기 및 수돗물 자동정화기능을 갖춘 주택이다. 최근 독일의 건축가 테도 테어호르스트씨는 해를 따라 각도를 옮기는 「해바라기집」을 설계했다. 이미 국내에서도 코리아하우징, 나산종합건설등이 환경개념을 도입한 「생명존중아파트」를 개발하고 있다.
건설기술교육원 박방렬박사는 최근 「쾌적한 미래주거환경 실현을 위한 기술개발방향」이라는 논문을 통해 저공해·저에너지소비를 21세기 주택의 핵심과제로 꼽았다. 주방쓰레기의 수분제거를 위한 용기개발, 쓰레기를 버리면 자원회수시설까지 직접 보내지는 진공배관망 설치등으로 공해발생을 최소화하고 중앙난방 대신 개별난방, 외단열공법·태양열시스템의 도입으로 에너지를 절감하는 주택이 상용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난방장치와 굴뚝이 없는 주택,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주는 환경공생주택등이 새로 등장할 전망이다.【남대희기자】
◎신주거환경/노인건강·아기도 돌봐주는 최첨단 “홈오토”
건설기술교육원 박방렬박사는 최근 「쾌적한 미래 주거환경 실현을 위한 기술개발 방향」이라는 논문을 통해 미래의 가족형태를 ①독신자 및 맞벌이부부 ②부부+미취학아동 ③부부+취학자녀 ④3세대가족 ⑤노부부 및 독신노인등 5개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박사는 이 논문에서 각 가정에 적합한 자동화방안을 제시했다.
①의 경우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으므로 빈 집의 안전확인, 한정된 시간 또는 심야시간대의 가사처리등이 중심기능이 돼야 한다.
즉 외출중 집안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실내 온도 및 습도, 냉난방, 온수기, 가전기기등을 원격제어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②의 경우 집안에서 부모가 유아와 떨어져 있을 때 아기를 모니터하는 장치, 집―유아원―병원의 밀접한 연락시스템, 유아건강을 위한 실내환경 유지시스템등이 도입돼야 한다.
③의 경우 어린이가 가전기기를 잘못 조작하지 못하게 하는 장치, 주부를 위한 교양강좌등 각종 여가활용 정보제공, 어린이 교육기관과의 연락을 손쉽게 하는 장치들이 필요하다.
④의 경우 가족들의 생활시간이 어긋나 발생하는 불편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심야·새벽시간대의 소음방지 장치, 구성원간의 메시지 시스템, 가사중복방지, 식사시간이 달라 생기는 불편해소, 노부모의 건강관리를 위한 시스템등이 필요하다.
⑤의 경우 비상사태 발생시 긴급연락을 위한 시스템, 승강기 저속운행, 건강진단시스템, 노인 취미활동에 대한 정보제공등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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