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사다리형… 8천만 약동의 삶/“3해의 기적” 재원·균형개발이 과제 통일시대인 21세기에 한국인들의 생활상은 어떻게 달라질것인가. 우리나라 국토나 서울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것이며 의식주, 행과 낙은 얼마나 첨단화할것인가. 하루가 다르게 급속히 발전하는 정보통신, 하이테크문명은 한국인들의 삶 전반에 상상을 초월하는 생활혁명을 가져오게 된다. 한국일보는 창간 40주년을 맞아 2000년대의 생활상을 주요 부문별로 진단·예측하고 문명발전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바람직한 미래상을 이룩하기 위해 「21세기의 한국」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통일한국의 우리 국토는 어떤 모습일까. 분단시대의 웅크렸던 가슴을 펴고 세계로, 미래로 향하게 될 「하나된 땅」은 어떤 형태일까. 통일한국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대륙과 대양을 연결하는 거대한 사다리에 8천만명이 무리지어 사다리를 힘있게 오르내리는 모양일 것이다. 사다리는 동해안을 따라 형성된 축과 서해안벨트를 잇는 또 다른 축이 동서를 연결하는 4∼5개의 개발대를 지지하는 모습이며 지방자치가 본격화한 전국의 9∼10개 광역거점도시권이 약동하는 한민족의 터전이 된다.
서해안축은 목포 서울 개성 평양 신의주를 연결하는 선으로 환황해경제권을 겨냥하고 부산 포항 원산 청진을 잇는 동해안축은 환동해경제권을 향한다. 이 축으로 지지되는 동서개발대는 목포에서 부산을 연결하는 남해안개발대, 대전―포항대, 서울―동해대, 평양―원산대, 평양―청진대등이다. 광역거점도시권인 메가로폴리스는 광주 목포 광양을 하나로 묶는 서남해안권 메가로폴리스와 전주 대전의 금강유역권, 평양지역, 신의주지역, 부산 대구의 동남지역, 청진지역등이다. 경인지역과 개성을 하나로 묶는 광역수도권 메가로폴리스에는 통일한국의 수도가 있고 제주 메가로폴리스와 동해 설악 금강 함흥을 잇는 동해안 메가로폴리스는 관광요충지로 발전하게 된다.
사다리형 개발축과 메가로폴리스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고속철도등 전국 반나절권 교통망과 최첨단 정보통신망은 거미줄처럼 쳐져 신경역할을 맡는다. 영종도국제공항과 전국 광역도시권에 고루 분포된 공업지역은 용솟음치는 힘의 발상지다. 전국 주요 도시의 지하도 꿈틀거리는 생활공간으로 바뀐다. 반쪽으로 잘린채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은 2천년대 통일된 땅에서 「3해의 기적」을 이루어 수난과 갈등의 땅이었던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중심지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국토는 한정된 자원이며 극복해야 할 도전과 변수도 많다. 8천만명이 살아갈 주택과 전국을 고르게 발전시킬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확충등이 가장 큰 과제이다. 국토개발연구원은 2020년까지 남한만 추정해도 주택은 1천만호이상, 토지는 5천㎢, 수자원은 1백60억톤이상 개발돼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일한국 전체는 모든 분야에서 1.5배이상이 필요하다. 또 통일후 10년동안 2백여만명의 북한주민이 수도권으로 이주할 가능성이 높아 이들을 분산시킬 수 있는 국토의 균형개발이 최대 과제중 하나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개발연구원 박량호박사는 개발수요가 집중될 휴전선 일대를 관리하는 방안과 러시아의 연해주, 중국 동북3성으로 구성되는 대륙경제권을 연결하고 남북한의 해양3면을 통해 대양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한반도와 동북아경제권 차원의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국토개발 구도를 미리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박사는 통일후의 핵심적 국토개발과제로 북한의 낙후된 사회간접자본 및 산업시설의 현대화, 동북아경제권에서의 한반도개발, 실업급증으로 경제불안이 야기될 북한경제의 활성화,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북한주민의 분산책, 남북한의 토지소유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등을 지적하고 있다.
통일한국의 이같은 과제는 지금부터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8천만명을 위한 땅의 철학을 세우고 삼천리 금수강산을 수놓을 땅의 재단사가 필요하다.
통일한국은 지역간 균형성장에 가장 역점을 두고 주요지역의 거점을 중심으로 산업 및 인구를 배치해야 한다. 지방에 대한 투자비율을 지금보다 5% 늘리면 국민소득은 연평균 0.2%가량 높아지고 지역간 소득격차가 0.26∼1.66% 감소할 전망이므로 지방육성을 위한 투자가 시급하다. 국토는 항공기와 같아서 부품 역할을 할 각 지역을 고루 발전시켜 전체를 조화시켜 나가면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향해 비상하는 희망의 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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