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영양” 냉동조리식품… 저당·저지방등 「4저」건강식도 각광 지금으로부터 10년후 우리의 입맛과 식생활은 어떻게 바뀔까. 어린이와 젊은이들의 식성이 급속도로 서구화하는 상황에서 지금의 10∼20대가 사회의 중추를 이룰 21세기 한국의 식문화를 가늠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미래학자, 식품영양학 전문가들은 우선 간편한 냉동조리식품이 보편화된다고 예측한다. 완전히 조리된 식품을 알루미늄 특수포장에 넣고 밀봉해 가열, 살균한 레토르트가 가장 대표적인 가공방식이다. 전자레인지의 보급률이 해마다 높아지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면서 어떠한 식품도 레토르트형태로 만들지 않는한 판매가 되지 않는다.
몇시간씩 고아야 하는 곰탕도 레토르트로 나온다. 일부에서는 보신탕레토르트까지 슈퍼마켓에 나올 것이라고 농담섞인 추측을 할 정도다. 20가지 양념이 골고루 배합된 소스와 함께.
레토르트가 미래 소비자들의 생활에 맞는 식품의 형태적 변화라면 건강식은 질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저칼로리 저당분 저지방 저염등 「4저」식품이 전 성기를 구가한다. 국내 일부 식품회사는 이미 햄버거의 칼로리를 절반으로까지 떨어뜨리는 계획을 10년목표로 추진중이다. 맛은 덜하겠지만 미래의 시민들은 영양과 건강을 중시하므로 판매에는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또 「4저」에 두뇌기능 활성화효과가 뛰어나다는 DHA(도코사헥사엔산)등 특정성분이 들어 있는 것이나 자연식이 식품광고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건강식 선호이유는 육류소비 증가로 인한 비만 때문이다. 보사부의 국민영양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육류등 동물성 식품의 섭취량은 1970년 1인당 하루 82에서 90년에는 1백98으로 1백40%이상 증가한 반면 식물성 식품은 9백53에서 8백50으로 떨어졌다.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의 비율은 70년 7.9%대 92.1%에서 90년 18.9%대 81.1%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식물성식품과 동물성식품의 비율은 각각 78%, 22%일때 적정수준이라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라면 2000년이전에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이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 섭취비율도 70년 6.3%에서 90년 13.9%로 높아져 2005년에는 21.7%로 증가할 전망이다. 쇠고기수입의 완전개방(2000년)도 지방섭취증가의 큰 요인이다.
그러나 비만화가 건강식 선호를 부추기더라도 21세기인들의 다양한 식도락취향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 외식산업은 88올림픽을 계기로 급속히 확산돼 연평균 20.9%의 고성장산업으로 정착했다. 통계청에 의하면 90년에 이미 도시가구의 식료품비중 외식비(20.4%)가 주식비(19.1%)를 앞질렀다. 92년 현재 외식시장의 규모는 14조6천억원. 업계는 2000년 전후에 2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외식산업은 패밀리 레스토랑, 캐주얼 레스토랑등 더욱 다양해져 자연식을 중심으로 치열한 판촉전을 벌일 전망이다.
직장인들의 점심식사를 겨냥한 중식산업의 발전도 빼놓을 수 없다. 주로 도시락과 반찬업종인 중식산업은 90년대초 등장한 이후 92년현재 시장규모 7백억원으로 외식산업의 성장률을 능가하는 연평균 25%씩 신장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식문화의 급격한 변화를 점치는데 주저하고 있다. 아무리 덜 먹는다 하더라도 김치가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한 사회공동체 구성원의 입맛은 생각보다 더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어린이, 젊은이들의 식성은 하나의 기호와 유행일뿐 어른이 된 뒤에도 감각적 식품기호를 유지하지는 않는다. 이들의 주장은 주로 직관에 의존한 것이지만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고 있다. 전문가에 따라 급격한 변화와 완만한 변화를 제각각 전망하지만 앞으로 10년동안 우리가 얼마나 합리적이고 적절한 식생활을 유지하느냐가 건강생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일치하고 있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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