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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반대 확고… 새 대화길 모색/중국의 북핵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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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반대 확고… 새 대화길 모색/중국의 북핵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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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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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미·일 결의안 기권 기대에 쐐기/최광 의식적 환대 “대북관계 긴밀” 과시 중국의 북한핵문제에 관한 대응은 단기적으로는 한 미일이 주축이 된 제재움직임에 제동을 걸면서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제재불가피론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대화해법을 마련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북핵문제에 대한 중국측의 입장이 이렇게 정리됐다는 것은 최근의 빈번한 북한과 중국간의 활발한 외교적 접촉과 여러 경로를 통한 중국측의 공식입장 표명등에서 충분히 감지된다.

 지난 28일 북한의 김영남외교부장은 이집트에서 개최된 비동맹외무장관회담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북경공항에 잠시 기착, 당가선외교부부장과 2시간동안 회담을 가졌다. 또한 북한의 최광총참모장은 6일 군사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 장만년인민해방군 총참모장과 회담을 가진데 이어 7일에는 강택민국가주석과 회견했다. 공항에서의 김·당회담에 대해서 중국언론은 침묵을 지켰지만 5년만에 이루어진 최광의 방문에 대한 중국측의 보도태도는 각별했다. 강택민주석과 최광과의 회견을 두고 중국의 CCTV가 주요 기사로 보도한 것을 비롯, 외국인이 주 독자인 차이나 데일리는 강택민주석이 최광과 악수하는 사진을 1면에 큼직하게 실었으며 인민일보도 이를 1면에 주요 기사로 다루었다.

 수교 이후 중국언론이 북한과의 외교적 접촉을 이처럼 대대적으로 다룬 것은 ▲지난해 7월 휴전협정 40주년 기념행사당시 호금도상무위원의 방북 ▲지난 1월 황장엽북한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 방중에 이어 3번째로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차이나 데일리의 1면 머리기사는 중국을 방문한 말타총리 일행과 중국지도자들간의 회담내용이지만 기사는 북한핵문제에 관한 중국측의 입장을 전하는 「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대화를 촉구했다」라는 내용으로 채웠다.

 전기침중국외교부장은 말타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볼 때 중국이 국제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미일이 중심이 되어 추진중에 있는 대북한제재결의안에 대해 중국측이 이제는 기권하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조심스러운 낙관론에 대해 일단 쐐기를 박자는 것이다. 특히 말타외무장관과의 회담의 자리를 빌려 전기침외교부장이 전례없이 분명히 입장을 표명한 것은 제재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의 긴박성을 의식한 행동으로 보인다.

 중국측이 우려하는 것은 제재결의안에 대해 중국측이 「겉으로는 반대하지만 실제 결의안이 상정되면 기권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아래 한미일이 제재결의안을 덜컥 상정하는 상황이다. 중국인 특유의 선문답식 입장 표명방식에서 탈피한 전기침의 분명한 발언과 중국을 방문한 북한의 최광총참모장을 「유난스레」 환대하는 것등은 중국측의 입장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일련의 계산된 행동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15일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 이후 1년3개월여 계속된 대화해결노력이 벽에 부딪친 현 상황에서 중국은 대북한 제재결의안을 반대하면서 새로운 대화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따라서 지난달 28일 북경공항에서의 김영남·당가선 회담 이후 북한과 중국이 동시에 러시아의 8자회담제의에 「관심」을 표명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분석된다.

 북한도 7일 외교부성명을 통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사찰을 요구하고 있는 미신고 2개시설은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사찰을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는 북한이 미신고시설의 사찰문제를 협상테이블에 올려 현재의 대결국면의 탈출구로 삼으려는 것이며 여기에는 중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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